‘코로나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호주 입국 소송에서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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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조코비치

조코비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입국 비자를 취소당한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사진)가 호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겼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다음 주 시작하는 호주 오픈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호주 멜버른 연방순회·가정법원 앤서니 켈리 판사는 10일(현지시간) ‘호주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조코비치 측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켈리 판사는 “조코비치를 즉각 석방하고, 그의 여권과 개인 소지품을 당장 반환해야 한다. 소송비용도 정부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이 열리는 빅토리아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 지난 5일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지만, 호주 연방 정부의 거부로 입국하지 못했다. 이날 심리 직전까지 추방 대상자를 위한 구금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해왔다. 이 사태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대한 논란을 키웠고, 세르비아와 호주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과 정부 측은 화상 연결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 각각 2시간 동안 변론했다. 전 세계 백신 반대론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한때 시스템 접속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조코비치 측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무사히 회복해 지난 1일 호주 내무부에서 백신 접종 면제 허가 문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호주 정부는 자국 방역수칙 상 외국인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백신 접종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맞섰다. 호주에서 백신 접종 면제를 받으려면 최근 6개월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했거나, 백신 접종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사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

켈리 판사는 심리에서 “조코비치가 의료진 등으로부터 (백신 미접종 사유인) ‘의료적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조코비치가 달리 뭘 더 할 수 있었겠나”라고 언급했다. 판결 한 시간 뒤 조코비치가 격리 중이던 호텔에서 차를 타고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최근 2년간 해외 입국자에게 강력한 방역 정책을 적용해온 호주 정부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BBC는 “호주 이민법에 따라 알렉스 호크 이민부 장관은 이유를 불문하고 비자를 취소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측의 크리스 트란 변호사는 어떤 근거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다시 취소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켈리 판사는 “만약 장관이 비자를 취소한다면 조코비치는 앞으로 3년 동안 호주 입국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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