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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의 반란? 키워드가 있는 中 도시 7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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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1,2선 대도시이지만 3,4선 이하 도시도 다양한 분야에서 저력을 발휘한다.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중국 전역에 거대한 태풍을 몰고 올 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중국서 존재감 과시하는 작은 도시 7곳을 살펴봤다.

푸젠성의 진장(福建晋江)

✔ 키워드: 훙싱얼커(鴻星爾剋)

운동화로 유명한 훙싱얼커는 지난해 허난성 홍수 이재민에게 5000만 위안을 기부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돈쭐' 나는 현상 덕에 언론에 회자됐다. CBN Data에 따르면 푸젠성 진장에는 720개의 스포츠웨어 관련 회사가 있다. 안타(安踏·ANTA), 피커(匹克·PEAK), 361도(361°) 등 본토에서 인지도 있는 브랜드 역시 이곳에 있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산품의 도시'로 불릴 정도다.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신발과 의류의 생산 가치는 2000억 위안(약 37조 5900억 원)을 넘는다.

?훙싱얼커(鴻星爾剋) 매장

?훙싱얼커(鴻星爾剋) 매장

나이키(NIKE) OEM에서 시작해 본토 브랜드가 자립하기까지 '메이드 인 진장'의 신발 회사들은 40년 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덕에 현재 많은 자국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2021년 7월 안타는 아디다스를 제치고 시장 가치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스포츠 브랜드로 등극했다.

산둥성의 차오현(山东曹县)

✔ 키워드: 한푸(汉服)

“차오현(曹县) 침대 하나를 사는 게 (상하이) 푸둥 집 한 채를 사는 것보다 낫다”, "우주의 중심, 차오현". 지난해 이 지역 출신 왕훙의 발언을 계기로 중국서 '풍자'의 중심에 섰던 차오현. 사람들이 관심이 이어지자 차오현 현장은 "풍자해도 좋다. 직접 와서 차오현이 얼마나 실속있는 곳인지 확인하라"며 지역 홍보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차오현은 대표적인 타오바오촌(淘宝村)으로 '전자상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곳이다. 2020년에는 전국 타오바오촌 중 2위에 올랐는데 주력 상품 중 하나가 한푸였다.

한푸(?服)

한푸(?服)

차오현의 한푸 시장점유율은 30%를 웃돈다. 차오현에는 한푸 관련 업체가 2000곳 이상 있으며 1만8000개의 타오바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들 사이에서 한푸 열풍이 불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지역이 됐다.

현지 당위원회 서기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에만 이 작은 현에서 40억 위안(약 690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CBNData와 티몰(Tmall)의 '온라인 한푸 인사이트 보고서'는 향후 한푸의 잠재적 구매자가 4억 1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왕훙 때문에 주목 받았지만 한푸, 목공제품 등으로 이미 내실 있는 도시였음을 확인한 산둥성 차오현. 전자상거래를 적극 활용하는 도시라 타 상품군의 판매로도 또 한 번 크게 성장할 날이 있을 듯하다.

허난성의 쉬창(河南许昌)

✔ 키워드: 5000개의 가발 공장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연 평균 35억 달러(약 4조 1930억 원)의 중국 가발 수출액 가운데 쉬창(许昌) 지역에서 생산된 가발이 약 10억 달러(약 1조 1980억 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창 지역의 가발 생산 규모는 연간 200억 위안(약 3조 7590억 원) 수준으로, 중국 내에서 ‘가발의 도시’로 불린다. CBN Data에 따르면 쉬창 내에만 5000개 이상의 가발 회사가 있으며 30만 명의 근로자가 가발업에 종사한다고 한다.

중국의 유명 가발업체 레베카(Rebecca)

중국의 유명 가발업체 레베카(Rebecca)

쉬창이 가발 도시로 성장하는 데는 레베카(Rebecca)라는 브랜드의 역할이 컸다. 중국 초창기 가발 산업은 헤어피스 해외 수출 정도가 전부였으나 레베카사가 기술 개발을 통해 고품질 가발 생산에 성공했다. 레베카의 유럽, 미국 시장에 진출 성공에 힘입어 쉬창의 가발 산업 규모는 몸집을 키워나가기 시작했고 오늘날 젊은 세대도 패션 가발을 찾으며 수요처가 더욱 다양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2초에 1개의 가발이 판매되며, 쉬창의 일간 판매량은 4만 여개로 연간 15억 위안(약 2819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성의 안지(浙江安吉)

✔ 키워드: 롤드컵 우승 덕에 게이밍 의자 불티나게 팔려

2021년 11월 7일, 중국의 에드워드 게임즈(EDG)가 롤드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관련 품목도 덩달아 활황이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게이밍 의자다. 지난해 솽스이 당시 티몰 내 게이밍 의자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156억 6000만 위안(약 40조 5332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에드워드 게임즈(EDG)

에드워드 게임즈(EDG)

안지는 중국에서 '의자의 고향'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의자 생산 기지다. 중국이 수출하는 의자 2개 중 1개는 안지에서 생산된다. 지역 내 의자 관련 기업의 수는 700개가 넘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나며 집에서 편하게 e-스포츠를 즐기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안지의 의자 생산량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2022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서도 e-스포츠 종목(리그 오브 레전드, 왕자영요, 피파온라인 등)이 선정됨에 따라 안지에 제2의 봄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크다.

저장성의 샤오산(浙江萧山)

✔ 키워드: 다운 패딩의 성지

저장성 샤오산은 '중국 다운 패딩'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중국 최초로 구스다운(거위의 깃털), 덕다운(오리의 깃털) 및 다운 가공 제품을 생산하던 곳이었다. 총 300개의 다운 가공 업체가 있으며 85% 이상의 다운 제품이 30개 이상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샤오산에는 연간 10만 톤의 다운을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의 다운 생산 공장인 류차오(柳桥)그룹이 있다. 거대한 원재료 가공 공장이 자리한 터라 이 지역 다운 패딩 제조 회사들은 원료 가공부터 OEM, 자체 브랜드 제작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보시덩 패딩을 입은 배우 양미

중국의 보시덩 패딩을 입은 배우 양미

2021년 12월, 캐나다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CANADA GOOSE)의 교환·환불 문제가 중국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제품에 하자가 있을 시 30일 내 무조건 환불한다는 글로벌 규정과 달리 중국세어는 일주일 내 무조건 환불을 적용한 것이다. 중국 소비자는 "200만원에 달하는 패딩을 사면서 차별 받는 기분"이라며 캐나다구스 불매에 나섰다. 제품에 큰 차이만 없으면 국산 제품을 애용하자는 궈차오 소비도 맞물려 있어 중국 내 최대 구스 패딩 생산지인 샤오산 역시 올 겨울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장성의 칭텐(浙江青田) 

✔ 키워드: 커피에 빠진 도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은 이 작은 도시에서 흔한 일이다. 저장성의 작은 마을 칭텐의 인구는 57만 명. 그리고 카페 수는 300여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평균 9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커피 애호의 도시'다. 커피를 생산하는 지역이 아닌데 커피가 주력 산업이 된 건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화교 예환슝(叶焕雄)이 고품질 원두를 중국에 들여오면서부터다.

칭톈에 있는 한 커피숍

칭톈에 있는 한 커피숍

세계 각지에서 수확된 원두는 칭텐에서 로스팅과 같은 가공 과정을 거치며 '칭텐 커피'로 재탄생했다. 독특한 정체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칭톈의 커피 사업 종사자 수는 7000명이 넘는다. 2020년 11월에는 제1회 칭텐 커피엑스포가 열릴 정도로 성장했다. 당시 커피 엑스포에는 네슬레를 비롯한 8개 유명 기업관, 총 1000여 개의 커피 회사가 초청되는 등 큰 규모로 치러졌다. 2020년 상반기에만 칭텐 지역 커피에 63억 위안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하니, 커피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되는 건 시간 문제겠다.

광둥성의 스파이전(广东石排镇)

✔ 키워드: 중국의 장난감 제조 왕국

트렌드는 중국 팝마트(泡泡玛特)에만 있는 게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중국의 토이 시장 규모는 3.5배 성장했다. 2021년 솽스이에서는 ToyCity, COME4ARTS, LAMTOYS와 같은 새롭고 트렌디한 토이 브랜드가 주목받았다. 모두 둥관의 스파이전 출신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브랜드 장난감 및 파생 제품의 90%가 둥관에서 생산되는데 이 지역에 장난감 생산 공장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장난감 업체 COME4ARTS

중국의 장난감 업체 COME4ARTS

해외 브랜드 OEM부터 중국 본토 브랜드 육성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스파이전의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CBN Data에 따르면 2021년 솽스이 첫날 티몰의 13시간 판매 실적은 지난해 솽스이 하루 판매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이전은 애니메이션, 토이 산업 전반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주목 받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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