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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에는 어떤 음악?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의 흥미로운 음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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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를 주제로 올해 총 4회 공연을 기획해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사진 금호문화재단]

'온도'를 주제로 올해 총 4회 공연을 기획해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사진 금호문화재단]

섭씨 22도, 100도, 0도, 36.5도에 어울리는 음악은 뭘까.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3)이 올해 몇몇 곡을 제안한다. 차가움부터 펄펄 끓기까지 다양한 온도를 주제로 선곡한 공연들이다. 김동현은 금호아트홀의 올해 상주 음악가로 선정됐고, 1ㆍ4ㆍ8ㆍ12월에 이렇게 고른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김동현, 금호아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눈에 띄는 프로그램 #'온도' 주제로 4차례 공연, 직접 기획ㆍ연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색채 표현 위해 온도를 앞세워"

김동현은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만19세에 3위를 했던 연주자다. 금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아트홀은 2013년부터 매년 상주 음악가를 지정한다. 만 30세 이하의 연주자들에게 한 해 4~5차례 무대를 주고, 공연 프로그램을 계획해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김동현은 “음악에서 색채가 가장 중요하다. 또 음악을 듣는 사람이 색을 느낄 때는 온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며 주제를 설명했다.

이달 13일 첫 음악회의 온도는 22℃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32번의 화사하고 한가로운 장조 화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김동현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포근하고 기분 좋은 온도에 맞게 모차르트의 이 작품은 긍정적이며 밝고 장난스러운 에너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는 22℃의 따뜻함에서 자유로움 또한 발견했다. “기분 좋은 온도에 바깥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일상을 상상했다. 많은 사람이 빼앗겼던 일상을 되찾도록 음악으로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외젠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6번으로 밝은 에너지를, 예뇌 후버이의 ‘카르멘 환상곡’의 열정으로는 반짝거리는 질감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여기에 시벨리우스 6개 소품, R.슈트라우스 소나타의 부드러움을 따뜻한 기온과 연결한다.

봄에는 100℃의 뜨거운 공연이다. “뜨거움 하면 떠오르는 붉은 색으로 작품들을 연결했다”고 했다. 4월 14일에 스페인ㆍ러시아 작곡가들인 파야·셰드린·프로코피예프를 중심으로 열정적인 곡을 선곡했다. 무더운 날엔 오히려 0℃의 차가움이 주제다. 8월 25일에 피아노 없이 혼자 무대에 서서 베리오·바흐·힌데미트 등 6곡을 연주한다. “혼자 무대에 오르면 살얼음판이 떠오른다. 또 무반주 작품들에서 현악기만의 차가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12월 15일에는 사람의 온도인 36.5℃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작곡가 브람스를 골랐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첼리스트 문태국과 함께 브람스 소나타 1ㆍ2번, 피아노 3중주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사진 금호문화재단]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사진 금호문화재단]

재기 넘치는 신인의 참신한 아이디어다. 연주력뿐 아니라 큐레이션 감각을 볼 수 있다. 김동현은 “프로그램을 짜면서 처음부터 온도를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제일 좋아하는 작곡가, 연주해보지 않았던 곡, 도전적인 작품 등을 생각해봤는데 결국에는 온도를 표현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특정한 온도로 호기심을 부르고, 음악으로 청중을 만족시키겠다는 뜻이다. 그는 “우선 이달 13일 첫 연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청중이 한 해를 기분 좋게 시작할 에너지를 얻기를 바란다”고 했다. 첫 연주는 연세대 신촌캠퍼스 내의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오후 8시 열린다.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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