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미사일 극초음속 아니라는 軍, 전문가는 "예단 말라" 반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5일 북한이 자강도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군 당국이 북한의 주장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고 부인하자. 민간 전문가가 섣부른 단정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국방과학원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연합

조선중앙통신은 6일 "국방과학원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연합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ㆍ기계학부 교수가 10일 공개한 ‘북한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 시험발사 분석’에서다. 앞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7일 북한 관영매체는 5일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보도했지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그러면서 그 근거로 미사일 탄두부의 모양이 원통형이기 때문에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수평비행할 수 없으며, 최고 속도가 마하 6을 찍은 뒤 속도가 훨씬 떨어졌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일정 시간 마하 5 이상으로 날아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영근 교수는 ”활공체(탄두부)가 쐐기 모양보다는 작지만, 원뿔 모양도 우수한 제어 능력을 갖고 있다. 활공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해 9월 쐐기 모양의 활공체를 단 HGV을 발사했는 데 최고 속도가 마하 2~3에 불과했다”며 “이번에는 모양의 활공체로 마하 6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육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의 활공체도 원뿔 모양”이라는 사실을 덧붙였다. 미 육군은이 미사일의 속도를 마하 5 이상으로 만든 뒤 2023년 전력화할 계획이다.

미국 육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의 탄투부에 다는 활공체. 원뿔 모양이다. 미 육군

미국 육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의 탄투부에 다는 활공체. 원뿔 모양이다. 미 육군

장영근 교수는 군 당국이 5일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정점, 고도 등을 발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군 당국이 위아래로 불규칙한 궤적을 그린 5일 북한 미사일을 레이더로 잡았다 놓치면서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일부러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봤다.

그는 “5일 북한 미사일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이고, 국내 미사일방어체계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면 왜 데이터를 발표하지 못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장영근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설계하려면 수퍼컴퓨터와 전용 풍동(風洞ㆍ축소모형을 넣고, 바람을 일으켜 비행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시설)이 필요한데, 북한은 이들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미국ㆍ러시아ㆍ중국 등의 공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하면서, 다양한 형상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것으로 보이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초음속 미사일을 만들 수 없다고 예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