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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유방암 완치율 미국보다 높고 재수술률은 세계 최저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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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탐방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30~50대 젊은 유방암이 많은 우리나라는 암 완치와 더불어 여성성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는 새로운 유방암 치료 기법을 발 빠르게 적용하면서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다. 적극적인 BRCA 유전자 검사 등으로 유전성 유방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유방암 분야 다국가 임상에도 참여해 난치성 유방암 환자에게 신약 치료 기회도 제공한다. 환자의 가슴에 희망을 새겨 넣는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를 찾았다.여성암 1위인 유방암은 다른 암과는 차별화된 특징이 존재한다. 첫째로 젊은 환자가 많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10명 중 절반은 폐경 전인 50대 이하다(2017년 기준). 가정·직장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에 암으로 진단받는다. 둘째로 생존율이 높다. 사실상 암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이 93.6%다. 10년 생존율도 88% 이상이다. 유방암 검진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암 치료법이 발전해서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김석원(유방외과) 센터장은 “유방암 치료는 첫 진료 때부터 치료 이후 달라진 삶까지 고려해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 절반은 폐경 전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는 다학제 협진으로 필승의 치료 공식을 찾는다. 매주 수요일 비대면으로 직접 환자를 수술하는 외과부터 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성형외과·영상의학과·병리과 등 의료진이 전문가 입장에서 의견을 나누고 최신 치료법을 공유한다. 예컨대 수술부터 빠르게 시행하는 것과 항암 치료로 암 크기부터 줄이는 것 중 어느 것이 치료 효과가 좋을지,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수술할 수 있는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암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겨드랑이 림프절을 제거할지 여부 등을 다각도로 논의한다. 이를 통해 유방암 치료의 진단·치료·수술 시스템을 체계화해 일관된 진료의 질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김 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만의 엄격한 유방암 치료 기준을 확립해 도전적으로 실제 치료에 적용하면서 국내외 유방암 치료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수한 치료 성과로 나타난다. 삼성서울병원의 유방암 5년 상대 생존율은 95.3%로, 국내 평균은 물론 미국(90.3%)보다 높다. 비계획적 재수술률도 0.7% 이하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연간 3000건 유방암 수술 집도 기록을 달성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받는다는 의미다.

새롭게 개발되는 유방암 분야 글로벌 임상시험에도 다수 참여한다. 이를 통해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유방암 환자에게 신약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103개의 유방암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유방암 수술도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고 흉터가 보이지 않도록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접근해 암을 제거한다. 미용적 유방 성형 재건도 활발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 전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의 45%는 즉시 유방을 재건한다. 암 재발 위험이 낮다고 판단된 사람이 대상이다. 유방암으로 인한 외모 변화에 따른 심리적 위축감을 줄여줘 마음의 흉터까지 치료한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유방암 수술 연간 3000건 달성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유방암 수술 연간 3000건 달성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유전성 유방암은 예방적 치료

온전한 일상 복귀를 돕는 환자 중심적 통합 치료도 강점이다. 핵심은 개별화된 접근이다. 똑같은 유방암이라도 연령·가족력·병기 등에 따라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젊은 여성 유방암 클리닉, 유전성 유방암 클리닉, 평생건강 클리닉 등 특성화한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유다. 김 센터장은 “유방암 환자는 치료 후에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만큼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유방암 치료의 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임신·출산 경험이 없는 만 39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라면 가임력 보존을 중요하게 판단한다. 과거에는 임신·출산이 끝난 경우가 많아 암 치료에만 집중했다. 요즘엔 암 치료 환경이 변했다. 첫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가슴에 생긴 암세포를 도려내는 유방암 수술 그 자체는 가임력과 큰 관계가 없다. 문제는 유방암 재발을 억제하는 항암 치료다. 일부 항암제는 폐경을 유도해 가임력을 떨어뜨린다.

항암 치료 전 임신·출산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난소의 활동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폐경 비율을 50%에서 8%로 줄인다. 항암 치료를 짧게 줄여 임신을 우선 시도하거나 난자를 채취·동결해 가임력을 보존하기도 한다.

유전성 유방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일 때, 35세 이전에 유방암이 발병했을 때, 양측성 유방암일 땐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BRCA 유전자 검사 등을 권하면서 유전성 유방암에 대비하도록 돕는다. 아직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으로 암 발견 시점을 앞당기고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고려하는 식이다.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에 암이 발생하면 반대쪽 가슴에도 생길 확률이 네 배 정도 높다. 동시에 암이 생기는 경우도 10%나 된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는 지난해 10월까지 1678건의 BRCA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220건 이상의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시행했다. 김 센터장은 “유방암은 치료 성적이 좋은 만큼 당연히 유방암 환자로 살아가는 기간이 길다”며 “개인별 상황에 맞춘 지속적인 치료로 생존율을 늘리고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석원 센터장이 꼼꼼히 짚어준 유방암 예방법

1 만 40세부터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오래, 그리고 많이 노출될수록 유방암 위험은 커진다. 초경이 빠르고 결혼·출산이 늦을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다.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만 40세 이상 여성은 국가에서 2년마다 무료로 유방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싱글이라면 자신을 위해 더욱 잊지 말고 유방암 검진을 받는다.

2 폐경 후에도 적정 체중 유지
비만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폐경 여성의 에스트로겐 주 공급원은 지방조직이다. 비만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고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연구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BMI)가 5㎏/㎡ 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8~19%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2 폐경 후에도 적정 체중 유지

3 가족력이 있다면 BRCA 유전자 검사
유방암 환자의 5~10%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유전성 유방암이다. 어머니·이모·고모·자매 등이 유방암으로 치료를 받았다면 자신도 유방암이 생길 수 있다. BRCA 유전자 검사를 고려한다.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높다면 타목시펜 등 예방적 치료나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등을 고려한다.

4 주 5회 몸 쓰는 운동 지속
운동은 가장 중요한 유방암 예방법이다. 주 5회 이상, 45~60분 정도 운동을 지속하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운동 자체가 체내 호르몬과 에너지 균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유방암 환자도 운동은 필요하다. 유방암 재발을 억제하면서 혈액·림프 순환을 도와 경직된 어깨·팔로 심해지는 통증을 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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