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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국내 지주사 1호 벤처캐피털 설립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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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허준녕

허준녕

GS그룹이 국내 지주회사 최초로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GS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CVC 전문회사 ‘GS벤처스’ 설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를 열고, 허준녕(사진) 부사장을 GS벤처스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지주회사는 그동안 금융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사 설립이 가능해졌다.

GS벤처스는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가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한 자회사다. 투자 및 위험관리 전문 인력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 금융전문회사 허가를 받은 뒤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GS벤처스가 만든 펀드에는 ㈜GS와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해 시너지를 낸다.

GS 관계자는 “GS벤처스는 바이오와 기후변화 대응, 자원 순환, 유통, 신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초기 설립과 자금 유치 단계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GS 및 각 계열사와 협력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기업 지주사가 개별적으로 투자할 때와는 달리, 계열사의 투자 영역에 따라 전문적 펀드를 결성해 그룹의 역량을 모을 수 있게 됐다. GS벤처스가 뉴에너지 펀드를 만든다면 GS에너지나 GS칼텍스 등이 자금을 투입하고, 뉴커머스 펀드엔 GS리테일이 출자하는 식이다.

CVC 개념도

CVC 개념도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단순히 재무적 투자(FI)가 아니라 해당 투자 기업이 보유한 사업 채널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기업 CVC는 투자 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도 맡게 된다.

GS는 앞서 2020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VC 해외법인인 GS퓨처스를 출범시키는 등 해외 혁신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번 GS벤처스 설립으로 국내와 해외에 각각 CVC 자회사를 두게 됐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사업 생태계 확장’을 강조했다. 허준녕 GS벤처스 대표는 미래에셋 글로벌투자 부문과 UBS 뉴욕 본사 등에서 기업 인수합병을 이끈 경험이 있다.

한편 다른 대기업 지주회사들도 CVC 설립을 논의 중이다. LG·효성 관계자는 9일 각각 “CVC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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