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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투수 맛집 두산 ‘새 원투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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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투수 명가(名家)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외국인 투수는 총 4명. 이들은 모두 두산 소속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 2016년 더스틴 니퍼트, 2019년 조쉬 린드블럼,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 등이다.

외인투수 맛집 두산

외인투수 맛집 두산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들은 성공적 바통 터치를 해왔다. 리오스가 2007년까지 뛰고 팀을 떠나자 맷 랜들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랜들이 은퇴한 2011년에는 니퍼트가 입단해 7년간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했다. 2018년엔 새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합류해 2년간 맹활약했고, 2020년엔 라울 알칸타라가 들어와 20승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미란다가 다시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두산이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해 온 비결 중 하나다.

올해도 두산은 새 원투펀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미란다와는 이미 재계약했다. 왼손 강속구 투수 미란다는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25개를 기록해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고 최동원이 1984년에 남긴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37년 만에 갈아치워 역사적인 이정표를 남겼다.

미란다

미란다

미란다

생년월일: 1989년 1월 10일
출신국: 쿠바
체격: 키 1m88㎝, 몸무게 86㎏
좌/우: 좌투좌타
계약 총액: 190만 달러(2021년 80만 달러)
MLB 통산 성적: 44경기 13승 9패, ERA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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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의 새 파트너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인 로버스 스탁(33)이다. 지난해 미란다와 짝을 이룬 워커 로켓은 전반기 평균자책점 1위를 달렸지만, 후반기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다. 두산은 한 시즌을 무탈하게 소화해 줄 새 투수를 찾아 나섰다. 고심 끝에 선택한 스탁과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탁은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12세 때 시속 130㎞의 공을 던져 화제를 모았다. 2002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대만전에서는 안타를 한 개도 맞지 않고 완투하는 노 히터 경기를 했다. 2004년엔 미국 주니어 야구 대표팀에 역대 최연소 선수로 뽑혔다. 미국 아마추어 야구 전문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는 2003~2005년 3년 연속 연령별 최고 선수로 스탁을 뽑았다.

학업 성적도 좋았다. 고등학교를 1년 조기 졸업하고 미국 명문 사립대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진학했다. USC에 입학한 운동선수 중 최초의 조기 입학생으로 기록됐다. 프로 생활을 포수로 시작해 2010년 미국 루키리그 올스타 포수로 선발됐지만, 2012년부터는 투수에 전념했다. 스탁의 가장 큰 무기는 강속구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5㎞에 이른다. 지난 시즌에는 최고 시속 162.5㎞를 찍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컷패스트볼(커터)과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던진다. 두산 관계자는 “스탁은 직구 무브먼트가 좋다. 특히 커터는 MLB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진 잡는 능력이 뛰어나 아리엘 미란다와 함께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탁

스탁

스탁

생년월일: 1989년 11월 21일
출신국: 미국
체격: 키 1m85㎝, 체중 97㎏
좌/우: 우투우타
계약 총액: 70만 달러
MLB 통산 성적: 55경기 2승 4패, ERA 4.71
KBO리그 성적: ?

다만 미국에서 줄곧 불펜 투수로 활약해 선발 투수 경험은 많지 않다. 스탁은 메이저리그 통산 55경기에 나섰는데, 선발로 등판한 건 3경기뿐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230경기 중 13경기만 선발 투수로 나섰다. 두산 관계자는 “스탁은 주로 불펜으로 활약한 투수지만, 2019시즌 후반기부터 꾸준히 선발 준비를 했다. 이닝 소화 능력을 갖춘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BO리그 최초 기록이다. 하지만 그 주역 중 일부는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졌고, 일부는 다른 팀으로 떠났다. 최근 수년간 끊임없이 대형 자유계약선수(FA)가 빠져나갔지만, 외부 전력 보강은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강승호와 박계범이 채웠을 정도다. 그런데도 외국인 투수의 활약과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올해는 주전 외야수 박건우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전력이 또 약해졌다.

마운드를 떠받쳐야 할 미란다-스탁 듀오의 맹활약이 그 어느 해보다 절실하다. 두산은 2016년 40승을 합작한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 2018년 33승을 함께한 린드블럼(15승)-세스 후랭코프(18승)처럼, 또 한 번 팀 역사를 빛낼 외국인 황금 콤비가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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