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성에게 생리 주기가 일시적으로 변화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예일대 의대와 오리건 보건과학대, 브라운대 워런앨퍼트의대 공동 연구팀은 생리 주기 관리 앱을 사용하는 미국 거주 18~45세 여성 중, 정보 제공에 동의한 4000여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전후 생리 주기 변화 등을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대상엔 예방 접종을 한 2400여명과 미접종자 1550명이 포함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 실렸다.
연구팀은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생리 주기가 길어졌다거나 생리통 또는 출혈량이 달라졌다는 여성들의 지적이 많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주장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생리 주기, 평균 하루 정도 길어져…변화는 일시적”
조사 결과 백신 접종자들의 생리 주기는 평균 하루 정도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변화는 일시적이었다. 백신 접종 후 28일이었던 생리 주기가 29일이 됐다가 1~2개월 이내엔 다시 28일로 회복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생리 주기 내에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경우, 생리 주기가 이틀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휴 테일러 예일대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생리 주기가 바뀌었다는 여성들의 사례를 뒷받침하는 첫 번째 연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에서 나타난 변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주기에서 벗어나는 한두 사이클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의학적으로 봤을 때 해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또 연구팀은 “국제산부인과연맹에서생리 주기 변화가 8일 미만인 경우 정상 범위로 분류하는 만큼 백신 접종이 생리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추가 연구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서도 ‘접종 후 하혈’ 주장 제기…정부 “연관성 조사”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뒤 부정출혈, 생리불순 등의 월경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여성 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이 지난해 8월 올라온 것.
청원인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리 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아 답답한 현실”이라며 “여성에게는 생리 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하는 하혈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병원에 가면 피임약을 처방해 주거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말만 들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청원인의 주장과 달리 월경 이상을 비롯한 모든 이상 반응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다”며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종 이상 반응을 신고할 때 ‘기타’를 선택하고 월경 이상 등을 기록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월경 이상에 대한 연관성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