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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메타버스 영토 넓히는 제페토, 웹툰ㆍ게임에 주목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1.09 15:00

업데이트 2022.01.10 01:07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제페토. 네이버제트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제페토. 네이버제트

전세계 2억 5000만명이 쓰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소셜네트워크 ‘제페토’가 움직인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12월 223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연초부터 잇따라 투자 소식을 내놓고 있다. 이달 말 홍콩에 ‘네이버제트 리미티드’를 설립한다는 공시에 이어,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개발사와 블록체인 개발사에 투자, 게임사와 합작벤처(JV) 설립 소식도 전했다.

왜 중요해?

글로벌 네이버 : 네이버의 목표는 글로벌이다. 이해진 창업주는 2017년 이사회 의장을 그만 두고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아 직접 글로벌 전략을 지휘했다. 지난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손잡고 라인과 야후를 합쳐 만든 Z홀딩스도 미국·중국이 양분한 글로벌 기술 업계에서 ‘제 3의 주자’가 되자고 의기투합 했기 때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는 지난해 말 제페토에 1780억원 가량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제페토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

메신저·웹툰 뛰어넘는 메타버스: 출시 11년째인 메신저 라인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서비스로 크지는 못했다. 북미·유럽에 뿌리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네이버웹툰은 좀 다르다. 월 사용자는 7300만명(MAU)으로 라인(약 2억)보다 적지만 미국(월 1400만), 인도네시아(670만), 멕시코(300만), 프랑스(200만) 등 전 세계에 고루 퍼져있다. 지난해 네이버가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포함하면 1억 67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런 콘텐트를 ‘제페토’에 얹어 진짜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단 계획이다.

특히, 메타버스는 최근 라이브영상·소셜미디어·게임까지 포괄하며 콘텐트 플랫폼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24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923조원으로 전망한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내부에선 이미 우리를 제페토만 하는 회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범 메타버스 서비스 기업을 목표로 여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제트는 이를 위해 가상인간을 제작하는 페르소나 스페이스, 블록체인 기업 하더레크에 투자하는 등 메타버스 영토 확장을 준비 중이다.

제페토 스튜디오 서비스에 최근 추가된 라이브 서비스(베타). 캐릭터를 활용해 실시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 서비스에 최근 추가된 라이브 서비스(베타). 캐릭터를 활용해 실시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제페토, 핵심 콘텐트 셋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 그 안의 콘텐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제트가 주목하는 콘텐츠는 웹툰과 게임이다.

웹툰 : 네이버는 인기가 검증된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제페토를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제페토에 선보인 웹툰 '재혼황후' 아이템은 2달 만에 4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웹툰 아이템 뿐 아니라, 웹툰 캐릭터를 활용해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들고, 웹툰 세계관을 메타버스 내에 구현해 팬미팅을 여는 등 다양한 형태로 웹툰IP를 활용할 예정이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웹툰은 제페토와 사용자 연령층이나 지역 분포 등이 잘 맞아 즉시 협업할 수 있는게 많다"며 "장기적으로도 점점 깊게 협력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 게임은 제페토가 최근 공개한 아들 ‘피노키오’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3일 캐주얼 게임사 루노소프트와 만든 합작법인 ‘피노키오’에 40억원을 투자(지분 33%)한다고 공시했다. 루노소프트는 디즈니IP 등으로 게임을 만들던 회사로, 최근엔 네이버웹툰 IP 기반 게임 ‘연애혁명 숨은그림찾기’를 공개한 바 있다. 네이버제트의 이번 투자로 피노키오의 역할이 분명해졌다. 제페토용 게임을 제작하며 '웹툰-게임-메타버스'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창작자 경제 : 네이버제트는 최근 제페토 스튜디오에 맵(map) 제작용 '월드'와 '라이브' 방송(베타)를 출시했다. 사용자들이 직접 아이템 등을 제작하는 제페토스튜디오에선 누적 70만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200만개 이상의 아이템을 제작, 25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아이템 뿐 아니라 대규모 맵 제작도 활성화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롯데월드 제페토 맵엔 370만명이 다녀갔다. 12월에 개장한 배스킨라빈스의 ‘배라 팩토리’ 맵도 110만명이 찾았다. 시범 서비스 중인 라이브방송 역시 사용자가 직접 콘텐트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1년 3월 루노소프트가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출시한 캐주얼 게임 '연애혁명 숨은그림찾기'.

2021년 3월 루노소프트가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출시한 캐주얼 게임 '연애혁명 숨은그림찾기'.

앞으로는

●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홍콩 현지법인 설립을 마친 네이버제트는 마케팅 등을 강화해 현지 시장 점유 확대를 노린다. 홍콩 법인은 중국전용으로 운영하던 제페토(현지서비스명 자이자이, 崽崽)를 네이버제트 내로 확실히 편입하고 동남아 사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 로블록스·포트나이트와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과는 주 사용자층(10대)이 겹친다. 메타(구 페이스북)도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메타는 12월 가상현실(VR)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를 공개하며 ‘호라이즌 홈-오피스-월드’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보유한 소셜네트워크 최강자인 만큼 제페토와 소셜기반 메타버스 시장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 글로벌 경쟁을 앞둔 네이버제트의 무기는 다양한 파트너와 연계다. K팝을 앞세운 하이브·YG·JYP 엔터사가 전략적 투자로 제페토의 우군이 됐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도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제트 이사회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이지행 투자 디렉터가 이름을 올리며 향후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전펀드의 다양한 포트폴리오사는 네이버제트에 잠재적 파트너”라며 “이사회에 소프트뱅크가 들어오며 글로벌 전략 구상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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