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리뷰] 서울 한복판에 문 연 파리 도자기 장인의 공방

중앙일보

입력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서울 한남동에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가 상륙하자마자 SNS가 들썩였다. 골목길에 프랑스 파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픈하자마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높아졌고, 이곳은 자연스럽게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됐다. 무엇보다 프랑스 여행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통해 잠깐 향수에 빠지게 된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한남의 내부. 서울에서 잠시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더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아스티에 드 빌라트 한남의 내부. 서울에서 잠시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더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어떤 곳인가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브랜드는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지난해 9월 서울 한남동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본점(압구정)에도 매장을 열었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디자이너 이반 페리콜리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함께 시작한 작은 회사예요. 가구와 세라믹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캔들과 인센스, 노트 같은 문구류까지 만들어 팔고 있어요. 눈에 띄는 것은 제조 방식인데요. 프랑스 전통 제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물건을 만들어요. 특히 스탬핑(요철이 있는 상형·하형 틀 사이에 종이를 끼워 넣어 찍는 인쇄 방법) 미학에 생기를 불어넣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평가받고 있죠.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조판을 사용하는 인쇄소에서 노트를 만들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프랑스 전통 제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특유의 제조기법을 선보인다. 사진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 플래그십 스토어 한남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프랑스 전통 제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특유의 제조기법을 선보인다. 사진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 플래그십 스토어 한남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이곳을 리뷰하는 이유는요.

2020년 5월에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가면 꼭 들리려고 계획했던 곳이에요. 당시 도자기 공방을 다니고 있었던 때라 예쁜 그릇에 관심이 많았고, SNS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죠. 딱 내가 찾던 스타일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19로 여행은 가지 못했죠.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지난해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세계 최초로 해외에 매장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곳이 서울이었어요! 세라믹 제품부터 문구류, 그 외 다양한 가구와 소품까지 전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친구와 함께 한남 매장으로 당장 달려갔어요. 이후로 가끔 찾아가는 공간이 되었고, 그 경험이 너무 좋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한남

정말 반가웠겠어요. 공간을 마주한 첫 느낌은 어땠나요. 

입구에서부터 이곳이 파리인지 착각이 들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벽지·창문·계단과 안내 사인의 글자까지도 완벽하게 파리에 여행 온 기분이었어요. 알고 보니 파리에서 직접 공수한 철제 난간을 비롯해 스위치, 장식들까지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더라고요. 심지어 벽 칠을 위해 파리에서 장인이 직접 날아왔다고 해요. 모든 아스티에드 빌라트 장인들과 기획자의 수고 덕분에 서울에서 파리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건물 밖에서 보이는 쇼윈도 장식. 이태원 골목길에서 파리의 오래된 상점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건물 밖에서 보이는 쇼윈도 장식. 이태원 골목길에서 파리의 오래된 상점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1층엔 조향사가 직접 만든 캔들부터 카드, 머그컵, 세라믹 소품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 심규원]

1층엔 조향사가 직접 만든 캔들부터 카드, 머그컵, 세라믹 소품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 심규원]

오래된 탁자에 진열된 책부터 창문에 놓인 화려한 꽃(조화)까지. 이곳에선 마치 프랑스 파리의 어느 골목 상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 심규원]

오래된 탁자에 진열된 책부터 창문에 놓인 화려한 꽃(조화)까지. 이곳에선 마치 프랑스 파리의 어느 골목 상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 심규원]

백화점에도 매장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더라고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브랜드에요. 위드 코로나 차원에서 일상생활을 회복해보려 하지만 여전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잖아요.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식생활도 마찬가지예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갈 수 없으니 집안에서 예쁘게 차려서 먹고 싶어해요. 그런 부분에서 가구나 인테리어, 식기 등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에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도움이 되어줄 것 같아요. 이젠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예쁜 공간, 예쁜 그릇을 찾는 시대가 되어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인기는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릇을 주로 보여주는 2층 공간. 우윳빛 도자기들로 가득찬 방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그릇을 주로 보여주는 2층 공간. 우윳빛 도자기들로 가득찬 방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2층 창문을 통해 보이는 풍경. [사진 심규원]

2층 창문을 통해 보이는 풍경. [사진 심규원]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처음 마음을 빼앗겼던 것은 우윳빛이 감도는 '에마유' 도자기예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도자기죠. 장인 한명이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요. 이런 이유로 현지에서도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파리지앵의 전통성을 이어받은 브랜드'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 아틀리에인 '퐁토슈', 19세기에 번창했던 '크레이'와 '몽트로', 1938년 문을 닫은 '슈와지 르 루와'의 계보를 잇는 것은 물론, 현대적인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았고요. 향에 관한 제품을 선보이는 '센티드 컬렉션'은 일본 향수 회사 '다카사고'의 유명 조향사 프랑수와즈 카롱과 함께 만들어요. 향수와 인센스, 캔들, 핸드크림 등 제품이 다양해요. 소품으로 앞서 말한 스탬핑한 다이어리와 아름다운 가구도 볼 수 있죠.

공간 구성은 어떤가요.

1층에는 반지와 조향사가 직접 만든 캔들부터 카드, 머그컵, 세라믹 소품류가 진열돼 있어요. 2층과 3층은 손바닥 크기 정도의 세라믹 제품부터 엔틱한 쿠션과 쇼파,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었습니다. 4층은 수시로 변경되는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층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5층은 프랑스식 통창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카페인데 제가 방문 했을 땐 운영하지 않았어요. 아쉬운 마음에 그 뒤로 여러 번 방문했지만, 아직도 못 가봤네요.

플래그십 스토어는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5층은 프랑스식 통창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카페로 꾸며져 있다. 루프탑 공간도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플래그십 스토어는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5층은 프랑스식 통창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카페로 꾸며져 있다. 루프탑 공간도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제품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라 들었어요.

작은 그릇 대부분이 10만~20만원 정도예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에요. 가격을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은 도자기에 들어간 기술력이에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도자기는 정말 가벼워요.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도자기 외에 시즌별로 특별한 아이템들도 나오는데,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의 경우 저렴한 건 3만원 후반대부터 6만원 대까지 다양했어요. 문구류나 향 제품의 경우는 1만~2만원 대로로 살 수 있는 제품이 있죠. 굳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제품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곳이에요.

장인이 하나씩 만들어가는 도자기. 직접 들어보면 상당히 가벼운 무게에 놀라게 된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장인이 하나씩 만들어가는 도자기. 직접 들어보면 상당히 가벼운 무게에 놀라게 된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버섯 모티브의 세라믹 소품과 스누피 컵, 컵 손잡이를 반지모양으로 디자인한 컵 등 저마다 개성 넘치는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구매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하듯 가볍게 둘러보아도 좋은 공간이다. [사진 심규원]

버섯 모티브의 세라믹 소품과 스누피 컵, 컵 손잡이를 반지모양으로 디자인한 컵 등 저마다 개성 넘치는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구매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하듯 가볍게 둘러보아도 좋은 공간이다. [사진 심규원]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별 판매했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에 시선을 빼았겼다. [사진 심규원]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별 판매했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에 시선을 빼았겼다. [사진 심규원]

이곳처럼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쇼룸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성수동에 있는 '호스팅 하우스'을 추천할만해요. 아스티에드 빌라트가 파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면, 호스팅 하우스는 뉴욕 분위기가 물씬 풍겨요. 커다란 창문과 뉴욕에서 구매한 빈티지 소품과 스테이셔너리 등이 놓여있습니다. 또 철제 가구와 주방용품을 좋아한다면 식당에서 미리 사용도 해볼 수 있어요. 장안평에 있는 이탈리안 브런치 레스토랑 '스틸 얼라이브'에 가면 북유럽을 느낄 수 있는데, 이곳에서도 음식을 맛보며 주방가구와 용품 모두를 즐겨볼 수 있습니다.

아스티에드 빌라트 한남의 방문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이에요.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기대도 컸는데, 그 기대를 모두 만족시켜줬다는 것도 놀라워요.

만족도가 상당히 높네요. 방문 후 생각이 많아졌다고요.

최근 들어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파트보다 조그마한 주택을 직접 꾸며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요. 이곳엔 '내 집에 꾸미면 좋겠다'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벽지, 계단, 창문, 가구, 샹들리에 등 예쁘지 않은 게 없더라고요. 똑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하나하나 내 손으로 꾸미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집'이 되잖아요. 더군다나 파리 장인의 손길로 탄생한 제품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요.

누가 방문하면 좋을까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별천지일 거예요. 또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1시간의 서울 속 파리여행을 즐기실 수 있으니 꼭 가보세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노트, 필기구, 액세서리류를 구경하다 보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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