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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표심 잡으려면, 성별·나이별 세분해 ‘핀셋 공약’ 내놔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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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호 08면

[SPECIAL REPORT]
대선 D-60, 사활 건 진검승부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 표심의 향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상당수의 2030 유권자들이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 부동층이 새해 들어 오히려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1~2일 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도 ‘지지 후보가 없다(무응답 포함)’고 답한 18~29세 유권자는 37.5%, 30대는 24.5%에 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 직후인 지난해 11월 6~7일 조사보다 4.8~5.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 전체가 특정 후보에게 쏠리지 않고 성별·나이별로 다양한 지지도 분포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청년층의 기본 정서와 정치적 의사 결정 방식이 지역과 이념 등을 바탕으로 하는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그런 만큼 후보들도 20대와 30대, 남성과 여성에 호소할 수 있는 ‘핀셋 공약’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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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야 후보 모두 청년 남성 다잡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청년 여성 표심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2020년 총선 때도 20대 여성 투표율이 20대 남성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2030세대도 이젠 18~35세와 36~39세로 나눠서 봐야 한다. 30대 중후반은 사회적·경제적 경험치가 40대와 유사하기 때문”이라며 “막연하게 청년층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구호보다는 취업 준비생과 사회 초년생, 그리고 30대 후반 직장인들이 당면한 고민에 대해 각각의 해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년 유권자의 경우 한번 지지 후보를 정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동산·젠더나 코로나 대응 등 본인이 관심을 갖는 이슈에 따라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실용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것도 여야 후보들이 고려해야 할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청년 세대는 지역이나 이념에 묶여 있지 않다 보니 지지 철회에 대해서도 부채감이 작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간과한 나머지 지금의 2030 지지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오판해서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2030세대의 지지가 견고하지 않는다는 게 모든 후보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문제는 어느 후보도 남은 두 달간 이 변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후보들도 청년 표심이 대선의 핫이슈로 떠오르자 일찌감치 대응 전략을 마련하며 2030 구애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2030 표심이 여전히 유동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여야 모두 막판 표심 공략을 위한 묘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 소장은 “지금의 2030세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정치적 효능감을 일찍 느낀 세대”라며 “후보들이 선거를 앞두고 벼락치기 하듯 선심 공약을 내놓는다고 해서 결코 쉽게 움직일 유권자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배 소장은 “후보들이 앞다퉈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청년 세대는 실현 가능성을 냉정히 따져본다는 걸 잊지 말아야 ‘오답 노트’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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