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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좋다, 매우 힘들다" 이재명, BMW 승부수 띄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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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 속으로' 일환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매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 속으로' 일환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표심 공략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7일부터 2박 3일간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유권자와 소통하고,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조직력을 동원해 저인망식으로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선대위 출범식 참석 전 차 안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서 “서울에서 이기지 않고 대선에서 이긴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이 지금 상황이 안 좋다. 매우 힘들다”고 말하며 서울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 선대위 출범식에선 “서울에서 이기지 못하면 전체 선거를 이기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상황이 매우 나빴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조금씩 회복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전국 시·도당 선대위 출범식 중 직접 참석한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 지역 표심 공략을 위해 이 후보가 꺼내 든 카드는 ‘BMW 유세'다. 이 후보가 직접 버스(Bus)·지하철(Metro)·도보(Walk)로 서울 곳곳을 이동하며 바닥 민심을 훑는 방식이다. 실제 이날 이 후보는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 직후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7호선 상도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같은 인사를 건네며 다가갔다. 지지자가 사진 촬영을 요구할 땐 일일이 포즈를 취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반대하는 시민에게도 웃음으로 대했다. “별로 안 좋아하는데 보니까 순수하고 좋다”고 말한 시민에겐 “지금부터 좋아해 주실 거죠”라고 말했고, “다른 사람 편에 서서도 정책을 펴달라”는 요구엔 “그래야죠. 그게 정치죠”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올해 갓 재활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경기 성남시 거주 청년에겐 “축하한다. 올해 꼭 직장을 찾길 응원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7호선 총신대입구역 환승 통로에서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소개한 지지자를 만났을 땐 “열심히 하겠다. 검정고시 동문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7호선 상도역까지 이동하면서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7호선 상도역까지 이동하면서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 후보가 서울 지역에서 ‘BMW 유세’ 승부수를 띄운 건 서울 지지율이 여전히 박빙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후보가 윤 후보를 9.4% 포인트 앞섰던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30~31일)에서도 서울에선 이 후보 36.2%, 윤 후보 35.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부동산 민심 이반이 심각한 서울에 대해선 민주당 내부에서도 “끝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파장이 끝나지 않았다”(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4·7 재·보궐에서의 서울시장 선거 참패 역시 ‘서울 경계령’의 근거 중 하나다.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39.2%)가 거센 부동산 심판론을 넘지 못하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57.5%)에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패했다.

이 후보의 현장 행보와 별개로, 민주당 선대위는 ‘1 국회의원 2 직능책임제’ 같은 직능 조직 강화에도 나섰다. 대부분의 직능 단체들이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직능별 조직화 자체가 수도권 선거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유권자 직업·출신이 다양한 지역일수록 현장 조직을 강화해 저인망식 표몰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약속매듭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약속매듭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발족한 서울 선대위는 1인 가구, 반려인, 실버 세대 등에도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차혜영 1인생활밀착연구소 ‘여음’ 소장과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실버레이크레이션 지도자 안연자씨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이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건 정치권의 오래된 정설”이라면서 “역대 대선에서 서울에서 패하고도 당선된 대통령은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지만, 그때도 절반 가까운 서울시민의 지지를 확보해 승리가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은 48.2%로, 51.4%던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보다 3.2%포인트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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