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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우려에 '돈나무 언니' 휘청 ...아크 수익률 1년새 반토막?

중앙일보

입력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아크인베스트 홈페이지 캡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아크인베스트 홈페이지 캡쳐]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의 대표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ARKK) 수익률이 1년여 사이 반 토막 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시계가 빨라지면서 우드 CEO가 집중적으로 사들인 대형 기술주 몸값이 급락한 영향이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ARKK 가격은 이날 85.58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6% 내린 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가장 비쌌던 2월 12일(156.58달러)과 비교하면 45.35% 급락했다. 하락세는 새해에도 이어져 현재(6일 기준) 가격은 지난해 말(94.59달러) 대비 9.53% 내려앉았다.

ARKK 수익률이 맥을 못 추는 것은 미국 대형 기술주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6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3.34% 급락한 데 이어 이날 0.13% 내린 1만5080.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11월 19일(1만6057.44)보다 6.08% 하락했다.

기술주가 흔들리면 ARKK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ARKK는 테슬라(8.67%)를 비롯해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6.05%), 원격의료업체 테라독 헬스(6.05%), 화상회의 플랫폼 줌(6.02%),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5.10%) 등 대형 기술주를 주로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기 때문이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 추이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 추이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ARKK와 기술주의 부진은 월가에 드리운 조기 기준금리 인상의 공포에서 비롯됐다. Fed는 지난달 당초 예상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오는 6월에서 3월로 앞당기고, 올해 3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며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래의 기대수익이 주가에 미리 반영되는 기술주의 특성상, 금리 인상을 우려한 투자자가 성장주 대신 가치주를 담기 시작하면 주가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세계 각국의 '돈 풀기'로 찾아온 유동성 장세 때와는 증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만 해도 ARKK는 14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펀드를 책임졌던 우드 CEO는 ‘월가의 황금손’으로 불렸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Fed가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선회할 방침을 암시했던 지난해 말부터 ARKK의 수익률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1월 1일(122.2달러)을 시작으로 ARKK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같은 달 29일(93.53달러) 연중 최저점(104.3달러)을 뚫고 내려가며 23.5%가 빠졌다. 이 시기에 테슬라(-5.92%), 로쿠(-27.2%), 테라독헬스(-29.8%)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대부분 기술주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상위 10개 종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상위 10개 종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돈 나무 언니의 시련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시장에선 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빨라지면 ARKK의 수익률이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스테판 웨이스 쇼트힐 캐피털파트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캐시 우드 CEO의 주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Fed의 매파 성향이 강력해지면 해당 종목들의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대형 투자플랫폼 에이제이벨(AJBell)의 러스 몰드 투자 디렉터 러스 몰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ARKK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대다수의 기업은 가치보다 높게 평가됐다”며 “해당 기업을 향한 시장이 믿음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 미래의 성장에 값비싼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은 현재 시장의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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