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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나는 뛰어난 투자자야”…주식투자 망치는 5가지 심리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109)

아주 조심스럽게 투자 전문가들에게 물어봅니다.
“2022년 주식시장 어떨 것 같아요?”
이 질문에 대부분 잠깐 쉬었다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많은 전문가들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주식시장이 언제 좋을 때가 있었나요? 늘 힘들었죠.”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투자섹터의 성장 등 기대되는 부분이 있지만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인 환경때문에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QuoteInspector]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투자섹터의 성장 등 기대되는 부분이 있지만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인 환경때문에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QuoteInspector]

2020년 주식시장이 지속해서 상승할 때도 손실 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주식 투자는 단 한 번도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2020년 오르는 시장을 보면서 2021년에 참다참다 주식시장에 뛰어는 주린이들은 더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어두운 전망으로 시작하는 2022년 실패하지 않으려면 주의해야 하는 세 가지 심리적인 편향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의 반복되는 실수와 후회의 대표적인 원인이죠. 이 세 가지 편향을 극복하지 못하면 상승장에서도 손실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투자 스타일을 함께 생각해 보시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잉확신편향

과잉확신편향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면서 발생합니다. 특히 조그만 성공을 경험한 초보 투자자에게 아주 위험한 심리입니다. 설문조사를 결과를 보면 많은 사람이 자신이 ‘평균 이상으로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균보다 더 도덕적이고, 평균보다 더 성실하게 일하고, 평균보다 더 성과를 잘 낸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런 태도가 성공에 도움이 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는 큰 독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내가 선택한 종목이 최고라는 생각, 나는 다른 사람보다 좋은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선구안이 있다는 생각들이 ‘몰빵투자’와 ‘단기투자’를 가져옵니다.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는 투자의 성공원칙이다. 투자전문가나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따라야 할 원칙인 것이다. [사진 QuoteInspector]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는 투자의 성공원칙이다. 투자전문가나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따라야 할 원칙인 것이다. [사진 QuoteInspector]

나는 뛰어난 투자자이고, 내가 선택한 회사나 섹터가 상승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한두 종목에 ‘몰빵투자’를 합니다. 시장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타이임을 맞추는 ‘단기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많은 투자전문가들의 조언과 정반대입니다.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투자의 성공원칙입니다. 내가 투자전문가이거나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따라야 할 원칙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의하면 투자자들 60%가 1~3개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도 전체 3분의 1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종목, 선택한 타이밍이 맞으면 좋겠지만 시장은 나의 기대를 배신할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확증편향

확증편향은 수많은 정보 중에서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아무리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라고 하더라도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시하는 심리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를 산 투자자와 ‘네이버’를 산 투자자가 있다고 합시다. 카카오 투자자는 카카오에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정보나 견해는 받아들이지만 부정적인 정보는 무시합니다. 네이버 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와 관련된 소식 중 좋은 소식만 정보로 받아들이고 다른 정보는 틀렸거나 악의적인 오보라고 무시합니다. 이 두 투자자가 서로를 보면 참 한심할 겁니다. 너무나 명백한 위험이나 신호를 무시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누구나 이런 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편향을 강해지곤 합니다. 끝내 큰 손실을 보고 나서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손실회피편향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라는 원칙을 꼭 지켜야 합니다. 주가가 오르면서 성장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국내 우량기업도 그렇고, 미국의 수많은 성장기업도 아주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종목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매도하면 누구나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경변화나 기업 경영실패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락 폭이 지속해서 커지면 손실을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은 짧게, 손실은 길게’라는 원칙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조금만 수익이 나면 바로 팔아 수익을 실현하고, 손실이 나면 길게 오를 때를 기다리다가 손실을 크게 키웁니다. 작은 플러스(+)와 큰 마이너스(-)가 반복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나의 투자자산은 지속해서 작아집니다. 우리는 왜 이러는 것일까요?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을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겸손하게 바라보고,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하면서, ‘이익을 길게, 손실은 짧게’라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사진 QuoteInspector]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을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겸손하게 바라보고,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하면서, ‘이익을 길게, 손실은 짧게’라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사진 QuoteInspector]

그것은 ‘손실회피편향’때문입니다. 사람은 수익에 대한 기쁨보다 손실에 대한 고통을 훨씬 더 강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우리는 손실을 확정 짓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마음을 손실회피편향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100만원 수익에 대한 기쁨보다 100만원 손실을 보는 고통을 무려 3배나 더 크게 느낍니다. 이미 손실을 보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면 손실을 확정 짓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고통을 회피하려고 처분하지 않고 막연한 기대로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주가는 점점 내려가고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점점 멀어집니다.

손실회피편향은 주식투자자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심리적인 문제이고 가장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힘듭니다. 손실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그 한도에 도달하면 바로 매도할 수 있는 태도가 매우 필요합니다.

2021년 어떤 투자자셨나요?

훌륭한 투자자라는 자신에 대한 평가로 소수의 종목을 선택하고(과잉확신편향), 그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면서(확증편향),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때 결단하지 못하고 손실을 키우는 모습(손실회피편향)이 있다면 우리는 투자라는 긴 전쟁의 첫 번째 전투인 심리전에서 이미 지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2022년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투자 섹터의 성장 등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있지만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인 환경 때문에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동성은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전문가들도 수익을 내기 힘든 시장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합니다. 그렇다고 투자를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대안이 없으니까요.

주식시장은 전문가도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겸손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내가 원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면서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지 끊임없이 점검하면서, ‘이익을 길게, 손실은 짧게’라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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