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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몰라서 그러나본데" 으름장도…변호사가 뽑은 최악 검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사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검사가 조사할 때에는 이유가 있는 거에요”

수사 중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검사가 했다는 말이다. 해당 검사는 “변호사님이 대통령령만 보다 보니 규정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것 같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결국 변호사 말이 맞았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검사는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 심지어 검사는 정당한 지적을 한 변호사를 무시하는 발언을 계속하기도 했다.

중앙지검. 뉴스1

중앙지검. 뉴스1

대한변호사협회가 6일 전국 검찰청 검사를 평가해 ‘2021년 검사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린 사례다. 변협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전국 검찰청의 수사·공판 검사를 대상으로 한 변호사 평가 총 4258건을 수집했다. 변협은 이를 토대로 하위 수사검사 10명, 하위 공판검사 9명을 뽑았다.

하위 검사들은 사건을 대강 처리하거나 편향적으로 굴거나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변협이 소개한 사례로는 ▶검사가 형사 처벌에만 매몰돼서 참고인들을 설득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바꾸게 만들거나 ▶재판에서 고압적이며 공격적인 태도로 검찰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거나 ▶검사의 질문에 여러번 같은 대답을 한 증인에게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고 으름장을 놔 위압감을 조성했다.

또 ▶별다른 상황 설명도 없이 2차례 사건을 이리저리 이송하다가 수개월 동안 아무런 수사 진행이 없거나 ▶송치 후 수개월동안 조사도 하지 않다가 급하게 소환한 뒤 정식 조사가 아닌 면담만 한 차례 벌이고 곧장 기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국 검사들 평균 82.52점”…평가 도입 6년 내 최고점수

반면 전반적인 검사 평가 점수는 우수했다. 변협이 지난해 전국 검찰청 검사들의 업무 우수성을 평가한 결과, 평가제도 도입 이래 최고 점수인 평균 82.52점이 매겨졌다. 변협의 검사 평가가 시작된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변협은 이를 바탕으로 우수 수사검사, 우수 공판검사를 각각 10명씩 뽑았다. 변협은 우수 검사들은 뛰어난 전문성과 합리성, 인간적인 면모 등이 소개됐다. 범행을 떠나 나이 어린 피의자를 친절하게 계도하고, 시각장애가 있는 피의자의 사정과 피의자를 용서하려는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해 충분히 대화한 사례 등이 꼽혔다.

변협은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전달하고 인사에 반영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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