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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서해랑길 1800㎞ 완주, 난 시속 105㎞ 롤러코스터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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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코로나 사태로 여행은 크게 위축됐다. 2021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1984년 출입국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는 통계도 나왔다. 그렇다고 여행이 멈춘 건 아니었다. 코로나 시국에 지친 수많은 사람이 자연으로 달려가 참았던 숨을 터뜨렸다. 코로나 사태 3년째를 맞는 2022년 여행레저 부문의 주요 트렌드와 대형 이슈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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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간월재의 젊은 등산객들. [각 업체]

울산 간월재의 젊은 등산객들. [각 업체]

코로나19는 레저 문화까지 바꿨다. 너나 할 것 없이 자연을 찾아 들어가 인증사진을 남겼다.  ㈔제주올레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제주올레 26개 코스(총 길이 425㎞) 완보자가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완보자는 1624명이었으나 2020년엔 2778명, 2021년은 4526명이 완보했다. 2019년과 비교해 2020년엔 약 1.7배가, 2021년은 약 2.8배가 늘어났다.

국립공원 탐방객 수(1~11월)

국립공원 탐방객 수(1~11월)

2021년 1~11월 전국 22개 국립공원 탐방객은 3369만 명을 기록해 2020년보다 1% 늘었다. 2020년은 3334만 명으로 2019년의 83% 수준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관광 명소 대부분이 50% 이상 입장객이 줄었으니 국립공원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었다. 북한산, 계룡산, 치악산 국립공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오히려 탐방객이 증가했다. 대도시에서 가깝고 차량 접근이 편하다는 게 이들 국립공원의 공통점이다.

서해랑길 표지판

서해랑길 표지판

2022년엔 걷기여행 매니어에게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3월께 서해안 종주 트레일 서해랑길이 개장한다. 109개 코스 1800㎞ 길이로 단일 트레일로 국내 최장 트레일이다. 9월엔 강원도 폐광지역을 잇는 173㎞ 길이의 ‘운탄고도1330’이 열릴 예정이다.

여행 앱의 고속 질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최대 피해업종 가운데 하나가 여행업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여행업 피해액이 6조4000억원(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이르렀다. 여행사가 입은 피해는 크지만, 사람들이 여행을 포기한 건 아니었다. 여행사를 찾는 대신에 모바일로 숙소를 예약하고 소규모 여행을 떠났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국내 숙박 전문 업체들이 코로나 시기에 외려 약진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코로나 사태가 낳은 뜻밖의 수혜자다.

요즘 여행 어플은 숙박, 항공권뿐 아니라 기차 탑승권, 레저 티켓까지 판다.

요즘 여행 어플은 숙박, 항공권뿐 아니라 기차 탑승권, 레저 티켓까지 판다.

야놀자는 2020년 매출이 2019년보다 43.8% 늘었다. 영업이익이 무려 16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어때는 2020년 거래액이 2019년보다 20%, 2021년은 2020년보다 45% 늘었다. 매출만 늘어난 게 아니다. 두 업체가 국내 여행산업을 재편하는 모양새다.

야놀자는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액을 유치했고 이후 여행·공연 분야에 강한 온라인 몰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KTX와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여기어때는 식당 추천 플랫폼 ‘망고플레이트’와 여행사 ‘온라인투어’를 인수했다. 모텔·펜션 예약 전문 업체에서 종합 레저 기업으로 거듭난 두 회사에 여행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없어서 못 파는 럭셔리 숙소

호텔·리조트 업계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전망이다. 불황에 허덕이는 중저가호텔과 달리, 특급호텔과 럭셔리 리조트의 객실은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시설보다 대면 접촉 빈도가 낮고, 안전하다는 믿음 덕분이다. 해외여행이 막히자 이른바 플렉스와 보복 소비를 즐기는 MZ세대도 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여행 문화는 ‘생태 관광’ ‘럭셔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반얀트리 서울. [각 업체]

코로나 이후 여행 문화는 ‘생태 관광’ ‘럭셔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반얀트리 서울. [각 업체]

호텔 반얀트리 서울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약 592억원)을 올렸다. 12월 기준 하룻밤 방값은 약 80만원. 2020년 동기간보다 10%가량 올랐는데도 95% 투숙률을 보였다. 제주도 포도호텔도 지난해 연간 객실 가동률이 80% 이상으로 치솟았다. 2박 기준 300만원대에 이르는 허니문 패키지는 2월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1박에 100만원이 넘는 스위트룸이 일반 객실보다 먼저 찬다”고 말했다.

휘닉스 제주의 고급 별장 힐리우스. [각 업체]

휘닉스 제주의 고급 별장 힐리우스. [각 업체]

고급화 바람은 리조트에도 번졌다. 휘닉스 제주는 5월부터 회원 전용이었던 독채 별장 ‘힐리우스’ 1채를 일반 객실로 내놨다. 1박 패키지 가격이 250만원(4인 기준)이지만, 한 달에 20일가량 투숙객이 들고 있다. 1박에 1000만원이나 하는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의 독채 빌라는 2월까지 만실이다.

신흥 강자의 출현

3월 개장하는 롯데월드 부산. [연합뉴스]

3월 개장하는 롯데월드 부산. [연합뉴스]

테마파크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롯데월드·에버랜드·서울랜드 등 주요 테마파크 모두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50% 이상 입장객이 줄었다.

올해는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초대형 테마파크 두 곳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3월 부산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 부산’)이 개장한다. 총 6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이미 레저·쇼핑·식음 시설 등이 들어선 상태다. 부산시는 연간 방문객이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월드 부산은 15만8000㎡(4만8000평) 규모로 어트랙션 17종이 들어선다. 최고 속도 105㎞의 롤러코스터 ‘자이언트 디거’와 워터코스터 ‘자이언트 스플래시’ 등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시설도 있다.

강원도 춘천의 레고랜드 코리아도 어린이날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의암호의 섬 중도에서 발굴된 청동기 유적, 막대한 부채 등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으나 한국에 상륙하는 첫 번째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의의가 크다. 레고 브릭으로 지어진 7개 테마 공간과 40개 놀이기구, 1만 개 이상의 레고 조형물 외에 154개 객실을 갖춘 레고랜드 호텔도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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