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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금괴 총 42박스 출고"…사라진 오스템 금괴 20박스 행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 금괴 중에 20박스가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6일 “이씨가 한국금거래소 파주점에서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6차례에 나눠 680억원 어치의 금괴인 1㎏ 골드바 851개를 구매했다. 한국금거래소는 851개의 골드바를 총 42개의 박스에 나눠 출하했다”고 말했다. 금거래소 측은 이씨에게 전해진 금괴는 골드바 20개들이 파란색 박스 26개, 골드바 25개들이 검은색 박스 16개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대상물을 옮기고 있다. 파주=석경민 기자

서울 강서경찰서는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대상물을 옮기고 있다. 파주=석경민 기자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또 “원래 하나씩 아크릴에 포장해 파란색 박스에 넣지만, 구매하는 양이 너무 많고 부피만 차지한다고 해서 별도 포장 없이 (파란색 박스보다) 작은 검은색 박스에 25개씩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스로만 따지면 총 920㎏이지만, 실제 출고된 금은 851㎏다. 6차례에 걸쳐 구매하면서 몇 개 박스가 꽉 채우지 않고 나간 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괴 42박스 출고, 금괴 4kg은 판매 중단되기도
앞서 6일 새벽 경찰은 이씨를 체포하면서 그가 숨어있던 곳에서 파란색 10개, 검은색 12개 총 22개를 확보했다. 나머지 20개의 박스가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회수한 금괴는 400개 이상이다. 나머지 금괴는 지금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이 6일 이모(45)씨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건물에서 금괴로 추정되는 검은색 박스 12개와 파란색 박스 10개를 회수했다. 파주=석경민 기자

경찰이 6일 이모(45)씨가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건물에서 금괴로 추정되는 검은색 박스 12개와 파란색 박스 10개를 회수했다. 파주=석경민 기자

경찰과 금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씨가 산 골드바는 1㎏짜리 855개로 파악됐다. 금거래소 관계자는 “원래 이씨가 구매한 금은 총 855㎏이다. 금괴 4㎏은 (횡령) 보도를 보고 저희가 경찰에 신고한 후 미출고 상태다”고 전했다. 금거래소 측은 당초 이씨의 금괴 대량 구매와 관련해 “주식 투자 자금을 회수해 안전자산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이씨의 설명과 신원 확인 등을 통해 정상 거래로 판단했었다고 한다.

금거래소 관계자는 또 “12월 28일 이후부터 이씨와 연락이 안 닿았다. 이후 1월 3일 11시쯤에 횡령을 다룬 신문기사가 났다. 동일 인물이라는 의심이 들어 그때 시점에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에게 ‘(횡령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이씨가 맞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550억원 이상 회수 추정

현재까지 경찰이 회수한 횡령금은 약 300억원대의 금괴와 동결된 계좌 250억원 등 55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보며 횡령금을 추적 중이다”라고 답했다.

경찰은 이 밖에도 횡령 혐의를 받는 이씨가 횡령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송금한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복수의 계좌로 흘러갔다. 이 부분에 대해서 추적 중”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이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조사 중이다. 이날 이씨의 변호인인 박상현 변호사(법무법인 YK)는 서울강서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에게 “이씨가 (팀장) 직책이 있는 분이라서 (단독으로 회삿돈을 횡령하는 게) 말이 잘 안 된다”며 “잔금·잔고를 허위로 기재한다는 거 자체가 (회사) 안에서 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의 일탈로 볼 수는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조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는 건 가족들의 입장이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 중이다”고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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