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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코리빙 선호하는 MZ 1인가구 사로잡은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인 가구의 성장은 가파른데, 선택할 수 있는 주거지는 제한적이죠. 독립하는 사회초년생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싶어요.

서울 신설동에 국내 최대(411명 규모) '코리빙(co-living, 공유 공간)' 시설을 운영하는 맹그로브(MGRV)의 운영전략팀 허주혜 시니어 매니저의 얘기다. 코리빙은 셰어하우스와 다르다. 20평 이내 공간을 입주자가 다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와 달리, 침실·화장실 등 개인 공간은 각자 갖고, 거실·카페·체육시설 등만 공유한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맹그로브 2호점인 신설점은 주변 원룸보다 월 임대료가 평균 10만원가량 높지만, 월평균 120명이 입주 상담을 위해 찾아온다.

맹그로브는 원래 소셜 임팩트 투자사의 한 팀이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했다. 하지만 2020년 직접 코리빙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0년 숭인점을 오픈하고 이어 지난해 신설점을 냈다. 이유가 뭔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허 시니어 매니저에게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운영전략팀 허주혜 시니어 매니저는 "맹그로브가 '첫 독립'의 허들을 낮춰주는 선택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 폴인, 송승훈]

운영전략팀 허주혜 시니어 매니저는 "맹그로브가 '첫 독립'의 허들을 낮춰주는 선택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 폴인, 송승훈]

시작이 궁금합니다. '코리빙 시장'의 가능성을 어디서 발견했나요?

투자하는 것 말고도 직접 해결 가능한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어요. 그때 선택한 게 1인 가구의 주거 문제였죠. 국내에서 1인 가구 수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사회초년생이 거주할 수 있는 ‘괜찮은 집’이 부족했어요.
당시 해외 시장을 보니 코리빙 사업이 성장 중이었어요. 영국의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와 미국의 커먼(Common)이 대표 주자로, 매년 두세 배씩 성장하고 있었죠. 주택난과 비싼 월세 등 시장 환경이 국내 대도시 유사해서, (같은 모델을 도입하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국내에도 다양한 코리빙 브랜드가 있는데, 맹그로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목표가 명확했어요. ‘1인 가구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먼저 '건강한 삶'을 정의했어요.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과 다양한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 두 가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죠. 그것이 맹그로브가 설계한 공용 공간과 커뮤니티 서비스에 녹아있습니다.
가격도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저희는 사회초년생이 실제로 접근 가능한 공간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너무 비싸지 않은’ 선을 찾아야 했죠. 그렇게 잡은 기준이 주변 월세 시세의 15% 선이었어요. 훨씬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코리빙 브랜드도 많은데, 맹그로브 신설점은 관리비와 공과금을 모두 포함해 1인실 82만원, 2인실 40만원 기준에 제공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원룸과 비교하면 비싸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월 이용료가 인근 원룸 시세 대비 10% 정도 높은 수준인데요, "사용 가능한 공간과 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선"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원룸과 달리 라운지, 커뮤니티 룸, 시네마 룸, 체육 시설 등 활용 가능한 공용 공간이 넓어요. 개인 룸이 6평 이내라도, 건물에서 사용하는 공용 공간은 300평 규모예요. 난방이나 세탁비·건조비 등 추가 관리비나 공과금 개념이 없어요.
한 달 계약금이 실제 내는 돈의 전부죠. 보증금 300만원도 서울의 평균(1천만원) 대비 낮기 때문에, 자세한 내역을 살펴보면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에요. 코워킹(co-working) 장소를 따로 찾지 않고 건물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이런 장점 때문에 1호점은 현재 빈방이 없어서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하고, 2호점도 월평균 120명 정도가 입주 상담을 신청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분들이 주로 찾나요?

대학생 50%, 직장인 35% 정도의 비율이에요. IT분야나 기획 쪽에 근무하는 분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서 영감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있는데,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커뮤니티 매니저가 상주하고 있다 보니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쉽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도 좋으니까요. 또 저희가 예측하지 못했던 수요도 있는데요,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고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는 프리랜서 층이에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다양한 공간을 쓸 수 있는 코리빙을 찾고 있습니다.

1호점 오픈 1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인 신설점을 오픈했습니다.

1호점은 '파일럿' 개념이었어요. 오픈 후 빠르게 입주가 끝났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2호점을 준비할 수 있었죠. 또 저희가 목표로 하는 서비스를 위해 '대형화'는 필수적인 조건이었어요. 공용공간을 넓게 설계하려면 10명보다 100명이 입주 가능한 규모가 훨씬 효과적이니까요. 예를 들어 1명당 2평씩의 공용공간을 쓸 수 있다면, 20명이 사는 집보다 400명이 사는 집에서 훨씬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겠죠. 올해 오픈을 준비 중인 3개 지점도 모두 100명 이상의 대규모 공간입니다.

위치는 어떻게 선정했나요?

코리빙은 입지가 중요합니다. 주요 업무지구를 오가는 교통 편리하면서도, 지가가 너무 비싸지 않아야 합니다. 처음 찾은 곳이 숭인동이었어요. 대중교통으로 시청까지 20분 이내, 강남도 35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하죠. 2호점도 한 정거장 거리인 신설동에 오픈했습니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가까운 곳에 지점 여러 곳을 내는) '클러스터' 개념으로 지점을 늘리려고 계획 중입니다.

꽤 공격적인 확장인데요, 넥스트 스텝은 무엇인가요

올해 오픈할 3개 지점 외에도 다양한 도시와 라이프 스테이지를 대상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의 경우 양양이나 제주처럼 워케이션(Workation, 휴가지에 머물며 일하는 근무형태)으로 많이 찾는 도시에 오픈할 수 있을 겁니다. 은퇴 후 경제력이 있는데 다른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찾는 액티브 시니어도 수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코리빙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개인적으로 임대주택 시장을 봤을 때, 전세가 점점 희귀해지고 월세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1인 가구의 성장은 가파른데, 그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거지는 제한적이죠. 소비자의 선택지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맹그로브는 '첫 독립'의 허들을 낮춰주는 선택지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대중화된 코리빙 서비스’가 맹그로브의 꿈입니다.

폴인세미나 라이브 '맹그로브는 어떻게 MZ 1인 가구를 사로잡았나'

폴인세미나 라이브 '맹그로브는 어떻게 MZ 1인 가구를 사로잡았나'

인터뷰에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오는 13일 폴인 온라인 세미나 '맹그로브는 어떻게 MZ 1인 가구를 사로잡았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미나는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www.folin.co)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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