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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보단 2025에 집중하는 중국,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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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중국 언론은 2022년 중국경제 주요 이슈로 ▲5%대로의 성장률 둔화 ▲재정적자율 3% 상회 ▲지준율 인하 및 금리 인하 가능성 ▲수출 증가율 둔화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 회복 등을 내놓았다.

한편 중국은 2015년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중국제조 2025’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 제조 2025’는 제조업 기반 육성과 기술 혁신, 녹색 성장 등을 통해 중국의 경제 모델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겠다는 중국 정부의 산업 전략이다.
*중국제조 2025:핵심 부품과 자재의 국산화율을 202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고, 2025년에는 70%까지 달성하면서 10대 핵심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10대 핵심 산업에는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 항공 우주, 해양 공학, 고속철도, 고효율·신에너지 차량, 친환경 전력, 농업 기기, 신소재, 바이오 등이 포함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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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전략에 대해 미국은 ‘중국 제조 2025’를 겨냥한 제재를 가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공세와 2019년 안보 우려를 내세우며 화웨이에 제재를 가했고 중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미국의 계속되는 중국 압박으로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세기의 관심이 수면 아래로 사라진 듯했다.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당국과 각 지방정부는 2025년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첨예해지는 미·중갈등 속에서 글로벌 선도국이 되기 위한 포괄적 혁신에 성공하겠다는 거다. 어떤 목표를 제시했을지 살펴보자.

“로봇 중심지”

로봇과 관련한 연구개발(R&D)·제조·응용 등 수준은 한 국가의 과학기술 혁신 및 첨단 제조업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중국은 2025년까지 첨단 제조업을 꾸준히 발전시켜 글로벌 로봇 기술의 혁신 발원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로봇과 관련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우수한 제품을 출시해 중요 부품의 성능과 신뢰성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관련 산업 매출액은 연평균 20% 이상 확대하고 제조업 로봇 밀도도 두 배 넘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2020 중국로봇산업발전대회'에 전시된 로봇.ⓒ신화통신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2020 중국로봇산업발전대회'에 전시된 로봇.ⓒ신화통신

중국은 ▲핵심기술 난관 돌파 ▲핵심기반 향상 ▲혁신제품 개발 ▲'로봇+' 응용 등 네 가지 행동 계획을 통해 관련 산업의 혁신 능력을 강화하고 기술력도 점차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스마트 제조”

ⓒChina Pictorial

ⓒChina Pictorial

중국은 2025년까지 규모이상(연 매출 2천만 위안 이상) 제조업 기업 70%의 디지털화∙네트워크화를 실현하기로 했다. 스마트 제조는 현대 산업 시스템을 발전시키며 실물경제의 기반을 닦고 '디지털 중국'을 건설하는 데 필수 요소로 여겨진다.

현재 중국은 스마트 제조 발전을 광범위하게 추진하고, 시범 사업을 통해 시스템 혁신을 이끌어 응용을 심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실제 공급 시스템이 요구치에 발맞추지 못하고 혁신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2025년까지 규모 이상 제조업 기업 대부분의 디지털화∙네트워크화를 실현하고 중점 업종을 대상으로 핵심 기업의 스마트화 응용을 일정 부분 실현한다. 이어 2035년까지 규모 이상 제조업 기업의 디지털화∙네트워크화를 전면 보급하고 중점 업종 핵심 기업의 기본적인 스마트화를 실현할 방침이다.

“콜드체인 물류 기지”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전역에 국가 핵심 콜드체인(냉동 ·냉장에 의한 신선한 식료품의 유통방식) 물류 기지 약 100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장장보(張江波)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무역사(司) 부국장은 최근 콜드체인 물류의 서비스 역량 및 효율 향상을 목표로 17개의 핵심 기지가 우선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

장 부사장은 중국이 콜드체인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농업생산 핵심 지역과 19개 도시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8개의 주요 콜드체인 물류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5년까지 국가 차원의 물류 플랫폼도 건설해 콜드체인 식료품 물류의 추적 및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도·항공·고속도로”

중국 민용항공운송업계가 향후 20년 동안 새로운 민간 여객기·화물기 등을 도입해 산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다. 중국 항공산업개발연구센터에 따르면 2025년까지 항공기 수는 총 5천343대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향후 20년 동안 7천646대의 새로운 여객기와 650대의 화물기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민간 헬리콥터의 수는 2040년까지 1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시성 징러(靜樂)현과 싱(興)현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 ⓒ중철8국 제공

산시성 징러(靜樂)현과 싱(興)현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 ⓒ중철8국 제공

중국 산시(山西)성 역시 다원화된 여객운송서비스 체계 구축에 나섰다. 산시성 발전개혁위원회는 2025년까지 모든 시(市)·구(區)를 고속철도, 항공 네트워크에 연결하고현(縣) 간 고속도로를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산시성은 국가 '8종8횡(八縱八橫·중국 주요 도시를 가로·세로 각 8개 노선으로 연결하는 철도 계획)' 고속철도망에서 산시성 구간 공사를 계속해 타이위안(太原)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 고속철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항공 인프라 구축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산시성이 타이위안 우쑤(武宿)국제간선공항을 중심으로 지선공항을 보조로 한 '1간선6지선' 공항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왕쓰샤오(王四小) 산시성교통운수청 부청장은 2025년까지 산시성 '4종15횡' 고속도로를 기본적으로 완공시켜 현 간 고속도로 개통이 실현될 것이라며, 전 성(省)의 고속도로 총연장이 6천500㎞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에너지 차”

중국 신에너지차(NEV)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만든 신에너지차가 지난 10월 15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열린 '제130회 중국수출입박람회(캔톤페어)'에서 전시됐다. ⓒ신화통신

중국 신에너지차(NEV)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만든 신에너지차가 지난 10월 15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열린 '제130회 중국수출입박람회(캔톤페어)'에서 전시됐다. ⓒ신화통신

신에너지 차는 2025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미래차 분야 전문협회인 전기차백인회(China EV100)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신에너지 차 판매가 2022년 500만 대 이상, 2025년 최소 7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차백인회는신에너지 차 판매가 2025년 최상의 시나리오에서 900만~1천만 대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백인회 관계자는 향후 3~5년 동안 중국의 중소 도시와 농촌 지역이 신에너지 차 판매 성장을 주도하는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는 2025년까지 대중교통 버스의 신에너지 차량 비율을 96%로 늘리기로 했다. 상하이시 도로운송관리국에 따르면 현지 정부는 향후 5년간 모든 버스 정류장에 충전기를 배치하고 자율주행 버스 노선 시범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장쑤(江蘇)성은 2025년까지 신에너지 차(NEV) 연간 생산량을 50만 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장쑤성공업정보화청은 2025년까지 연간 신에너지 차 판매량이 전체 신차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저탄소”

2021년 8월 27일 푸젠(福建)성 핑탄(平潭)종합실험구 란타이(嵐台)물류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신화통신

2021년 8월 27일 푸젠(福建)성 핑탄(平潭)종합실험구 란타이(嵐台)물류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신화통신

중국 중앙기업은 친환경∙저탄소 실현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는 중앙기업이 '탄소 배출 절정 및 탄소 중립'을 발전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중앙기업이 ▲산업구조와 에너지 구조 최적화 ▲중점업계의 에너지 사용 효율 향상 ▲새로운 전력 시스템 구축 ▲친환경∙저탄소 기술 연구개발(R&D) 및 보급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역시 산업 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골자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 전반의 녹색전환을 위해 탄소 배출 및 오염물질 배출 저감,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 구체적인 목표에 따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계획은 2025년까지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기술과 장비를 널리 보급해 산업구조·생산방식 등 부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달성하기 위한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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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핵심 업종 주요 오염물질 배출 강도 10% 저감, 규모이상(연 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기업 부가가치 에너지 소비량 13.5% 감축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어 핵심 업종에 녹색 제조기반을 구축해 친환경 산업 생산액을 11조 위안(약 2천44조 3천500억 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관계자는 향후 산업구조 측면에서 탄소 배출 감축에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겠다며 에너지 과다 소비 프로젝트의 무분별한 발전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며 녹색 및 저탄소 분야의 과학기술 혁신 역량도 꾸준히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한편 중국제조 2025의 주요 골자인 '반도체' 분야에서는 목표에 한참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에서 생산된 반도체(IC·집적회로)가 전 세계 IC 시장의 19.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제조 2025' 목표의 70%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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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10년간 1조 위안(약 170조 원)을 쏟아붓는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미국의 제재로 계속해서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말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3~4년가량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남은 기간 중국이 해당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에 대해선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제시하지 않았다. 세계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국,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럽까지 경쟁에 참전해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중국 반도체 굴기가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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