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맞장토론' 확 바뀐 尹···그뒤엔 '베테랑 토론코치' 황상무

중앙일보

입력 2022.01.06 05:00

업데이트 2022.01.06 07:35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법정 토론 3회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추가 토론에 응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일 이 후보가 “대장동으로 주제를 한정한 토론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 지 이틀 만이다.

윤 후보는 5일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서 “실무진에게 법정 이외 토론에 대한 (민주당과의) 협의 착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후 SNS를 통해서도 “국민의 검증을 받으려면 법정 토론 3회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 후보를 ‘확정적 범죄자’라 비판하며 토론 불가 의사를 드러냈던 모습과 확 달라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선대위 내부에선 윤 후보의 발언 전부터 TV 토론을 중요 변수로 보고 준비에 들어간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현재 윤 후보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시한 것이라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토론의 중요성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전 윤 후보의 직속 기구로 티비토론 대비를 전담하는 ‘언론전략기획단’ 신설을 제안했다. 기획단의 단장을 맡아 윤 후보의 토론 코치를 맡은 사람은 황상무 전 KBS 9시 뉴스 앵커다. 황 전 앵커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이 대표의 부탁으로 윤 후보의 티비토론 준비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4월 13일 황상무 앵커가 KBS 뉴스9을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모습. [KBS 캡처]

2018년 4월 13일 황상무 앵커가 KBS 뉴스9을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모습. [KBS 캡처]

황 전 앵커는 18대 대선에서 당시 여야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티비 토론 사회를 두 차례 맡았던 베테랑 언론인이다. 2020년 11월엔 “공영 방송이 한쪽 진영에 서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KBS를 떠났는데, 1년만인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황 전 앵커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의 말은 화려하지만, 실체가 없다”며 “티비 토론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꺾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주제를 대장동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후보 역시 국민의 검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2012년 12월, 18대 대선후보 3차 토론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당시 토론회의 사회자는 황상무 전 KBS 앵커였다. [ 사진공동취재단 ]

2012년 12월, 18대 대선후보 3차 토론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당시 토론회의 사회자는 황상무 전 KBS 앵커였다. [ 사진공동취재단 ]

선대위는 이르면 내주 초에 TV 토론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해 4일부터 이 후보를 겨냥한 토론회 질문을 취합하고 있다. 여기엔 대장동 의혹뿐만 아니라 이 후보를 둘러싼 가족사와 정책 이슈 등도 포함돼 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토론은 피하면 안 된다는 것이 내부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TV 토론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은 지지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토론의 횟수를 줄이는 것은 앞서가는 후보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 윤 후보에겐 토론을 회피할 여유가 없다”며 “지난달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윤 후보의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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