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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억 횡령' 오스템 직원, 본인 건물 세줬던 방서 잡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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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오스템 직원 이모씨(45)를 발견해 이날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 이병준 기자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오스템 직원 이모씨(45)를 발견해 이날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 이병준 기자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뒤 잠적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자택 건물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5일 오후 9시10분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자신이 살던 다세대 주택의 다른 호실에 숨어있던 이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다세대 주택은 4층짜리 건물로, 2016년부터 이씨가 소유하다 지난달 10일 부인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오후 8시쯤부터 이씨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영장을 집행하던 중 이씨가 살던 4층이 아닌 다른 층에 숨어있는 이씨를 발견했다”며 “이전 세입자가 살다가 나간 빈집에서 이씨가 은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씨를 경찰서로 압송해 조사할 예정이며, 피해 금품 등 회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씨가 수백억원대 금괴를 사들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이씨는 횡령한 회삿돈으로 1kg 금괴 681억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시세로 따지면 800㎏이 넘는다. 경찰은 이씨가 금괴를 어떻게 운반했고 어디로 가져갔는지에 초점을 두고 이씨를 추적해왔다.

이씨가 금괴를 언제 샀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이씨가 1400억원대 주식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의 주식 391만7431주(1430억여원)를 사들인 뒤, 11월 18일~12월 20일 여섯 차례에 걸쳐 336만7431주(약 1112억원)를 매도했다.

이씨는 잠적하기 전 경기도 파주시의 건물을 아내와 여동생 등에게도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에 대한 대출 상환도 이뤄져 근저당권이 말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 밖에도 횡령 혐의를 받는 이씨가 횡령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송금한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복수의 계좌로 흘러갔다. 이 부분에 대해 추적 중”이라고 했다.

한편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회사 주식을 담보로 1100억원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20.6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주식 175만8708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다.

총 15건으로 ▶한국증권금융 250억원 ▶현대차증권 200억원 ▶한국투자증권 120억원 ▶교보증권 100억원 ▶하나금융투자 100억원 ▶대신증권 50억원 ▶유진투자증권 50억원 ▶하이투자증권 50억원 ▶한화투자증권 50억원 ▶SK증권 50억원 ▶KB증권 30억원 ▶NH투자증권 30억원 ▶삼성증권 2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당장 다음 달 14일엔 교보증권 주식담보대출 100억원, 같은 달 하나금융투자 100억원, SK증권 50억원도 상환일이 도래한다. 3월까지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6건 37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증권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으로 주식담보가치를 0원으로 환산하고 향후 미수, 소액 주식담보대출액 상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로부터 거래정지 처분을 당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5일 입장문을 내고 “횡령금액 1880억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약 59% 수준”이라며 자사에 현금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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