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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의 시대 끝나고, 소소한 성공 인정받는 시대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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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종연

정종연

“몰입감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재밌어서 만든 건데 시즌 1을 많이 좋아해 주셔서… 시즌 3을 향해 가기 위해 열심히 하려고요.”

지난해 12월 28일 ‘여고추리반2’ 제작발표회 직후 만난 정종연(46) PD는 “‘여고추리반2’ 마지막 회 녹화가 남아서, 녹화를 계속 생각하느라 아직 긴장이 덜 풀린 상태”라며 “시즌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꼭 흥행을 담보할 순 없으니, 아직도 달달 떨며 만든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 PD는 2002년 Mnet PD로 입사해 2011년부터 tvN에서 ‘코리아 갓 탤런트’, 2013년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등을 만들었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대탈출’ 4시즌을 만든 ‘추리·게임 예능 전문’이다. OTT 플랫폼 티빙의 첫 오리지널 작품이었던 ‘여고추리반’에 이어 ‘여고추리반2’를 2021년 끝자락에 공개한 정 PD는 “드라마가 아니라서 출연자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는데, 그걸 예상해서 시나리오를 4~5개씩 만들고 리허설하는 데도 꼬박 하루가 걸리는 프로그램”이라며 “추리·게임 예능 말고 음악 예능도 좋아하는데, 어쩌다 보니 추리물을 더 많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정 PD가 만든 ‘더 지니어스’ 시리즈는 최고 3.18%, ‘대탈출’ 시리즈는 최고 2.958% 등 시청률만 놓고 보면 ‘도깨비’(20.5%), ‘슬기로운 의사생활’(14.1%), ‘빈센조’(14.6%) 등 같은 기간 드라마에 비해 한참 낮다. 그러나 강력한 팬덤을 업고 꾸준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원래 시청률이 프로그램 성과를 나타내기엔 부정확한 지표라고 생각했다”며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봐도 시청률이 사람들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시청률 0.8%로 시작해 최고 2.9%로 마무리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스트릿 댄스를 알렸다.

정 PD는 “예능은 드라마보다 적은 돈을 들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좀 낮아도 수익은 크다”며 “나도 대단한 대박을 빵빵 터뜨렸던 사람은 아니지만 꾸준히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고, 한 해 12편만 만들어도 수익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률, 순위권은 허상이고, 시청률의 시대는 아주 빠르게 끝날 것”이라며 “소소한 성공도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여고추리반’으로 OTT 오리지널 예능에 발을 내디딘 정 PD는 “OTT는 시청 목적이 보다 뚜렷한 시청자를 만날 수 있는 방식이라 더 정직한 승부가 된다고 본다”며 “심의에서 조금 자유롭고,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와 방식 등 시청자에 대한 정보가 정확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은 연령대, 성별 등 좁은 시청층을 타깃으로 하는 여러 취향의 라이브러리를 갖춰 놓는 게 필요하다”며 “뚜렷한 장점이 있으면 ‘가치 있다’고 보고 제작하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고추리반2’는 시즌 1에 이어 박지윤·장도연·재재·비비·최예나(전 아이즈원)가 출연한다. “다섯 명의 매력이 너무 대단해서, 여고와 추리를 빼고 이들만 무인도에 떨어뜨려 놔도 볼만할 것”이라는 정 PD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하되, 서로 부딪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멤버를 추렸다고 했다. 그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라 무조건 인성을 크게 봤다”며 “다섯 명의 관계성에 문제가 생기면 그걸로 끝이고, 이들이 아니면 멤버를 바꾸거나 추가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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