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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권영세에 연습문제 드렸다, 오늘 중으로 답 나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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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당 내에선 "두 사람의 갈등이 봉합될 여지가 생겼다"는 기대감이 표출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5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5 김경록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안에 대해 “큰 틀에서 제가 주장했던 것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영세 의원이 신임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한 데 대해서도 “2012년 대선 과정에서 같이 일한 기억이 있어서 상당한 신뢰가 있다. 새롭게 개편되는 선거체제 내에서 훌륭한 역할을 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2시쯤 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와 면담했다.

다만 선대본부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선 “큰 틀의 선거 안에서 기획이나 지휘할 공간이 얼마나 열려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거지, 조직도상 어디 이름이 박혀있는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특히 윤 후보와의 관계개선 여부에 대해선 “권 본부장에게 연습문제를 드렸다”며 “이걸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갖고 이뤄질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풀이’ 시한으로는 “오늘 중으로 (답이)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연습문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의 근본적 소재가 됐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문제와 관련됐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설명이다. 그간 윤 후보의 일정을 놓고 “명확한 메시지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들이 나왔는데, 이 대표는 이 문제의 원인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최종 선정하는 ‘윤핵관’을 꼽고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후보의 강점은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이미지”라며 “정치를 시작하고 초기에 교통지도, 출근인사 등 바닥민심과 만나는 행보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그런 일정을 내일 중이라도 할 수 있는지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이날 ‘윤핵관’ 문제에 대해서도 “연습문제를 풀어보면 답이 나온다”고 한 배경이다.

이 대표의 ‘우군’이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와 결별하면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윤석열-이준석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 이 대표는 오전 윤 후보의 기자회견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배제'방침에 대해 “과거에도 김 위원장과 일하다가 그를 ‘배제’했던 분들이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았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당초 오후 2시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윤 후보가 해당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알리자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들어 이 대표의 태도가 미묘하게 변화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후보가 2030세대에 대해 내놓은 메시지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2030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그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그들을 선거운동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2030세대에 정치적 지분이 있는 이 대표가 “오늘부로 젊은 세대는 다소간 관망세(를 보이며), 더불어 (후보에게)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저나 이 대표나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정권교체에 나서라고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이다.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후보에 대해 절제된 입장을 밝힌 것도 이 후보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 커졌던 ‘대표 사퇴’요구 움직임도 잦아들었다. 전날까지와는 달리 의원들도 이 대표에 대한 직접 비판을 조심스러워했다. 이날 오후에 잡혀있던 이 대표와 중진의원들의 연석회의도 취소됐다. 이 대표에 대한 성토 분위기가 강했던 일부 초선 의원들도 모임 후 "일단 단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이 대표가 계속 문제삼아왔던 ‘윤핵관’을 둘러싼 문제는 뇌관으로 남아있다. 이날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으로 꼽혀 온 이들의 당직 사퇴에 대해 “결원을 채우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선대위가 개편돼 각자 다른 위치에서 후보를 돕게 됐는데, 방송 등에서 감당할 수 없는 정치적 메시지를 남발하는 건 오늘부로 자제해달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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