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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 불가…11월 빨대·막대도 금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한 카페 내에서 고객들이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카페 내에서 고객들이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4월부터 카페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다시 금지된다. 11월에는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도 매장 안에서 쓸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는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4월 1일부터 금지하는 내용의 고시를 6일 개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8월 일회용품을 금지했다가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일시 허용한 지 2년여 만이다. 앞으로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실 때는 일회용 컵이 아니라 머그잔,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써야 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접시나 수저 등도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매장 넓이와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내야 한다.

정부는 업계 의견 등을 반영해 준비 기간을 3개월 이상 뒀다고 밝혔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소상공인연합회와 소규모 카페 등의 요청이 있어 시행일을 늦췄다. 이 정도 유예기간이면 식기세척기와 머그잔을 구비하거나 소비자들에게 안내하는 데 충분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카페 테이블에 놓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 뉴스1

서울 시내 한 카페 테이블에 놓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 뉴스1

환경부는 11월 24일부터 카페 내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사용도 금지키로 했다. 지난 연말 개정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이들 제품은 식품접객업, 집단급식소 매장 안에서 쓸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일회용품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건 폐기물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과 비대면 소비 확대 등으로 2020년 플라스틱 폐기물(지자체 공공선별장 처리량 기준)은 전년 대비 1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종이(25%↑), 발포수지(14%↑), 비닐(9%↑) 등의 쓰레기도 다 함께 늘었다.

특히 일반식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다회용 수저·그릇을 그대로 쓰는 것과 달리, 카페 등만 일회용품을 제공하면서 규제 강화 필요성이 커졌다. 전문가들도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을 써도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8월 경기 수원시의 한 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8월 경기 수원시의 한 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라스틱 컵 규제를 시작으로 올해는 여러 점포에서 쓰는 일회용품이 대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과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등은 오는 6월 10일부터 일회용 컵에 음료를 판매할 때 반드시 보증금을 받게 된다. 소비자가 포장해서 나간 플라스틱 컵을 아무 가게에나 반납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증금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1월 24일부터는 편의점·동네 마트 같은 종합 소매업 점포나 제과점에서도 비닐봉지를 쓸 수 없다. 현재는 대규모 점포(3,000㎡ 이상), 슈퍼마켓(165㎡ 이상)에서만 금지됐지만, 단계적으로 규제를 확대하는 셈이다. 또한 대규모 점포에서의 우산 비닐 사용, 체육 시설 내 플라스틱 응원용품 사용도 금지된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가 설치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가 설치된 모습. 연합뉴스

일부 지자체와 기업 등은 다회용기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먼저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시청 근처 스타벅스·달콤커피·소상공인 카페 등과 손을 잡고 지난해 11월부터 다회용 컵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페 고객이 음료를 받을 때 무조건 다회용 컵을 쓰는 대신 보증금 1000원을 함께 계산하는 식이다. 서울 시내 무인 반납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서울시청 인근 카페를 거의 매일 찾는다는 직장인 김모(37)씨는 "일회용 대신 다회용 컵을 쓰니 처음엔 좀 불편했지만, 쓰레기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6일부터 12월 26일까지 약 7주 동안 다회용 컵 20만3647개가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의 일회용 컵 사용이 줄어든 셈이다. 올해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구 삼성, 마포구 공덕 지역 등으로 참여 카페를 늘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해 7월 제주 도내 4개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없애는 탈(脫) 플라스틱 시범 사업을 시작해 꾸준히 확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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