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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의 마지막 단절구간 착공...북한철도 개량,연결은 난제

중앙일보

입력

 [뉴스분석]

2007년 5월 북한 열차가 북측 통문을 지나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을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2007년 5월 북한 열차가 북측 통문을 지나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을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을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달리다 북한철도와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의 단절구간(미싱링크, Missing Link)은 두 곳이다. 포항~삼척 구간(166.3㎞)과 강릉~제진(111.74㎞) 구간이다.

 이 가운데 포항~삼척 구간은 철도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내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사실상 강릉~제진 구간이 동해선의 유일한 미싱링크인 셈이다.

 5일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인영 통일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사업의 착공식이 열린 건 동해선의 끊어진 구간이 마침내 모두 이어지게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 북한철도를 지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대륙철도와 연결할 발판이기도 하다.

 강릉시 남강릉신호장에서 제진역 사이를 단선(선로가 하나인 철도)으로 연결하는 이번 사업에는 모두 2조 7400억원이 투입되며 2027년 말 개통이 목표다. 제진역은 지난 2007년 북한과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연결할 당시 동해선의 우리측 출발역이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민태 국토부 철도건설과장은 "강릉~제진 구간이 개통되면 부산항을 기점으로 남북철도망 연결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 이어지게 돼 비용절감, 시간단축 등 우리나라의 물류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적으로는 지난해 말 개통한 부산~울산~포항 구간, 2023년 개통예정인 포항~삼척선과 연결돼 포항·울산·부산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또 원주~강릉선, 춘천~속초선(2027년 개통예정)을 통해 서울까지도 철길이 이어져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될 거란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대륙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우선 북한철도의 현대화가 급선무다. 2018년 실시된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따르면 북한철도의 노후화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침목이 거의 부식된 북한의 동해축 철도 모습. [중앙일보]

침목이 거의 부식된 북한의 동해축 철도 모습. [중앙일보]

 레일과 침목 상태가 부실하고, 교량과 터널도 훼손이 심해 일반열차는 시속 20~30㎞ 정도로밖에 운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층이 이용하는 특별열차도 시속 45㎞에 불과하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철도 상태가 너무 부실해서 조사열차가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물류나 여객수송용으로 제 기능을 하려면 철도 개량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현대화 정도에 따라 수십조원 이상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개량 수준과 자금 조달 방식 등이 남북 간에 먼저 풀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물론 남북 관계 개선 없이는 이런 논의조차 이뤄지기 힘든 것 역시 걸림돌이다.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 장면. [출처 국토교통부]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 장면. [출처 국토교통부]

 우리 정부도 물리적인 철도 연결만 추진할 뿐 향후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 연결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북한·대륙철도 전문가인 안병민 한반도경제협력원장은 "화물 중심 또는 여객 위주 등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활용을 위한 개념 설정부터 해야 한다"며 "남북 간에 합의했던 북한철도 현대화도 그 수준이 모호한 상황으로 보다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바람대로 남북철도 연결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선 단순한 철도건설뿐 아니라 향후 철도 운영목표와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작업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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