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세계 1위 빅데이터 기업과 손잡고 ‘스마트조선소’ 구축”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MOU 체결식 장면. 사진 앞줄 오른쪽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대표, 왼쪽 팔란티어 샴 샹카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 윗쪽 중앙은 화상으로 참석한 팔란티어 알렉스 카프 대표다.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1위 빅데이터 기업과 손잡고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구상하는 디지털 청사진으로, 두 회사는 중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합작사를 설립·운영한다 는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2022) 행사장에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 샴 샹카 팔란티어 최고운영책임자(COO),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 등이 참석했다.

팔란티어는 온라인 결제 솔루션인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 등이 창업한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에너지기업 BP,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1위 빅데이터 회사인 팔란티어와 양해각서를 맺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두 회사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조선·해양과 에너지, 산업기계 등 현대중공업그룹 내 핵심 계열사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공동 구축한다. 이후 현대중공업과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 및 판매하는 합작회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합작사는 그간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플랫폼 구축부터 운영에 이르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사업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위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효율적인 작업 관리가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 과정에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플랫폼이 도입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그동안 축적한 공정 전문지식 및 영업 노하우가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와 개발 인력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너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에도 빅데이터 플랫폼이 적용된다.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충남 대산 공장에 플랫폼을 구축, 100개 이상 운영 중인 생산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공정 효율성을 높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19년부터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부품공급망 관리나 매출 기회 포착 등에 활용 중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정기선 대표는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통해 그룹 내 핵심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무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조직문화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카프 대표는 “조선·산업기계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 기회를 갖게 돼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