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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미국 투자이민 내달 진짜 재개될까…두가지 시나리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41)

코로나 사태로 지구촌 전체가 뒤숭숭한 2021년이었다. 파란만장한 신축년이 막을 내리고, 2022년 임인년의 막이 오른 지 벌써 사흘이 지났다. 2021년은 ‘미국 투자이민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이 베일이 걷었다가 다시 닫는 곡절을 겪었다.

1990년 미국 의회가 외국인 직접 투자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든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EB-5)’. 이어 1992년 한시적으로 제정된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약 30년 동안 예기치 못한 풍랑을 겪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지난해 6월 중단되면서 재개가 미뤄진 상태다. 이로 인해 EB-5의 기존 투자자와 투자 예정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해본다.

TEA지역은 미국의 평균 실업률의 150% 넘는 곳이나 인구가 2만명 미만의 소도시를 지칭한다. TEA 지역 여부에 따라 투자이민 프로그램의 최소 투자자금 규모가 달라진다. [사진 Joe Parks on Flickr]

TEA지역은 미국의 평균 실업률의 150% 넘는 곳이나 인구가 2만명 미만의 소도시를 지칭한다. TEA 지역 여부에 따라 투자이민 프로그램의 최소 투자자금 규모가 달라진다. [사진 Joe Parks on Flickr]

지난해 미국 투자이민법 개정안과 관련해 투자자금 규모와 더불어 ‘TEA(Targeted Employment Area)’지역 지정의 권한 이전이 최대 관심사였다. TEA지역은 미국의 평균 실업률의 150% 넘는 곳이나 인구가 2만명 미만의 소도시를 지칭한다. 1990년 투자이민 프로그램이 처음 도입될 당시 최소 투자자금 규모는 TEA지역의 경우 50만 달러였다. 그리고 TEA지역이 아닌 경우는 100만 달러로 2배나 더 많았다.

그리고 그 투자자금 액수를 결정하는 권한은 30여년 동안 주 정부에 있다가 2019년 11월 21일부터는 국토안보부로 옮겨 갔다. 이때 최소 투자금 규모가 바뀌었는데, TEA지역은 90만 달러, 그리고 비TEA지역의 경우 180만 달러로 상향 조정되었다. 그렇지만 투자이민법 현대화 개정안은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의 투자이민 프로그램과 비교해 최소 투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약 30년 동안의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렇게 2019년 11월 상향 조정된 EB-5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의 최소 투자자금은 2021년 6월 22일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 약 18개월 동안 유지되었다. 그렇지만 이 판결은 EB-5의 현대화 개정안 규정이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무효화했다. 그리고 그 이후 최소 투자자금은 TEA지역 50만 달러, TEA지역 아닌 곳은 100만 달러로 다시 그 규모가 원래대로 조정되게 되었다.

그런데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최소 투자금의 변동 이외에 또 다른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이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되지 않고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 것이다. 그 이유로는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1992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돼 법적으로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강제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제정된 EB-5 프로그램은 직접투자 형태 방식으로 투자자가 최소 투자금 이상의 액수를 투자한 뒤에 그 사업을 직접 운영해야 하는 조항이 있다. 그리고 10명의 미국인 노동자가 주 35시간 이상 일하는 등 실제적 고용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실제 미국에 직접 투자로 10명의 고용을 일으키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는 없었다.

또 고용 창출의 경우 투자된 자본에 비례해 계산되는 방식인 RIMS, IMPLAN 모델 등을 이용한 방안이 허용되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이 한시적 프로그램은 미국의 예산안에 붙인 옴니버스법안 형태로 매년 재연장되어 2021년 6월 30일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을 의회 통과 예산안과 별개의 독립법안 형태로 하는 방안에 서명하면서 2021년 6월 30일까지만 적용됐다. 이로 인해 EB-5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2021년 7월 1일부터는 이 프로그램을 유지할 법이 생길 때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잠시 쉬고 있을 뿐이다. 이 휴식기에는 기존 이민국에 접수된 투자이민 청원 심사는 물론 새로운 청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이 과연 재개될 수 있을지 알아보자. 미국 투자이민 이해 당사자와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프로그램이 재개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예산안과 별도의 법안이 된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예산안에 다시 붙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회계연도는 원래 10월 1일부터 다음 해 9월 30일까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일이 되기 전에 미국 의회는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 뒤에 ‘임시예산안’을 처리하고 나서 예산안에 대한 논의 기간을 12월 3일까지로 늘려놓았다. 그리고 이 12월 3일이 되기 직전에 다시 한번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 이 예산안의 논의 기간을 2022년 2월 18일로 연장해놓은 상황이다. 그래서 미국의 투자이민 이해당사자들은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EB-5 리저널 센터 프로그램을 다시 예산안과 함께 통과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달 18일 정도에 이 예산안이 의회통과가 된다면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은 마침내 재개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그동안 미국 의회에서 처리하지 못했지만 ‘투자이민 개혁법안’에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을 재개시키는 조항을 넣어 의회를 통과시키는 것이다. 개혁 법안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담길 예정이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투자이민 프로그램 홍보 회사의 미 이민국 등록 의무화 등 투자이민에 대한 투명성 제고의 법안이 발의되는 추세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이 투자이민 개혁법안에는 최소 투자금도 명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최소 투자금은 70만 달러에서 80만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면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으로 영주권을 받고 싶은 투자자는 현재의 휴식기를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무엇보다 먼저 미국 이민국에 이민 청원을 하기 전에 최소 투자금을 미국의 투자처에 송금을 해야 한다. 투자금 송금을 위해서는 국내의 관할 세무서에서 해외 이주 예정자 자금출처 확인원을 발급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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