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돌아온 클로이 김, 베이징 빛낼 최고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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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겨울 X-게임대회에 출전해 활짝 웃는 클로이 김(왼쪽). [AP=연합뉴스]

“클로이 김(22ㆍ미국)은 지구에서 가장 놀라운 스노보더다.”

평창 하프파이프 최연소 최고점수 우승 #부담감과 부상, 악플 겹쳐 은퇴 후 복귀 #"성숙하고 현명해진 그의 재도약 보라"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전설’ 켈리 클라크(39ㆍ미국)는 지난달 베이징 겨울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로 클로이 김을 첫 손에 꼽았다. 클로이 김은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대회 최연소(17세 296일)ㆍ최고 득점(98.25점)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클라크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쟁자를 넘기 위해 동작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다. 클로이는 언제든 그가 가진 재능만으로 우승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AFP통신도 클로이 김의 압도적 기량을 인정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2월4일) D-30을 즈음해 대회를 빛낼 5명의 스타를 선정하며 그를 포함시켰다. “그가 태어난 한국에 돌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고국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칭찬을 곁들였다.

화려한 공중 점프 연기를 선보이는 클로이 김. [AP=연합뉴스]

평창에서 ‘새로운 스노보드 여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후의 삶은 기대와 달랐다. 너무 이른 나이에 거둔 성공이 외려 심리적 압박감을 불러왔다. 선수 자신은 “올림픽 금메달 이전엔 모두가 나를 응원하는 듯싶었지만, 이후엔 ‘네가 계속 잘 하나 두고보자’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마치 올림픽의 저주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2019년 발목을 크게 다치고, 이듬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의 표적이 되는 불운이 이어지며 클로이 김은 스노보드 부츠를 완전히 벗었다.

1년 여 동안 대학(프린스턴대) 생활에 열중하던 그는 ‘더 이상 숨지 말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자’고 결심한 뒤 지난해 1월 하프파이프에 복귀했다. 이후 2년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건재를 알렸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클로이는 성숙하고 현명한 선수로 성장해 돌아왔다. 베이징에서 멋진 재도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칭찬했다.

남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스타 하뉴 유즈루는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AP=연합뉴스]

AFP는 클로이 김과 더불어 남자 피겨 간판 하뉴 유즈루(28ㆍ일본), 중국 국적으로 참가하는 미국계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에일린 구(19), 알파인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27ㆍ미국), 통산 4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전설 숀 화이트(36ㆍ미국)를 주목할 스타로 꼽았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는 쇼트트랙 여자 에이스 최민정(24)이 1000m와 1500m 2관왕에 도전하며 주목 받는다. 남자부는 황대헌(23)이 선봉에 선다. 4년 전 평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간판 이상호(27)는 금빛 설욕을 준비 중이다. 올 시즌 월드컵 종합 1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아이언맨’ 윤성빈(28ㆍ스켈레톤), 컬링 열풍의 주인공 ‘팀 킴’의 승부도 관심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