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vs 스나이퍼, 배트맨 전쟁

중앙일보

입력 2022.01.05 00:03

업데이트 2022.01.05 02:01

지면보기

종합 20면

LG 트윈스

LG 트윈스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에 접어들었지만 각 구단은 여전히 분주하다.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2022시즌을 기약하고 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특징은 프랜차이즈 급 스타들의 이동이다. 특히 지난 시즌 4위 LG는 삼성의 외야수 박해민을 영입했다. 7위 NC도 박건우와 손아섭을 스카우트해 최강의 타선을 구성했다. 그 결과 양 팀의 상위 타선은 국가대표팀이 부럽지 않은 역대 최고의 ‘기관총 타선’으로 불린다.

2022년 LG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이를 위해 팀의 주축인 김현수를 잔류시켰고, FA자격을 얻은 삼성의 중견수 박해민까지 스카우트했다. 그러면서 1번 홍창기-2번 박해민 3번 김현수로 이어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박해민이 테이블 세터로서 타선을 이끌 수 있다. 우리 팀엔 이대형(은퇴·통산 505도루) 이후 이런 타자가 없었다”며 “숙제였던 2번 타자 고민이 드디어 해결됐다”고 말했다.

김현수, 홍창기, 박해민 선수(왼쪽부터)

김현수, 홍창기, 박해민 선수(왼쪽부터)

관련기사

박해민의 별명은 빠른 발을 갖췄다 해서 ‘람보르미니(람보르기니+해민)’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도루 타이틀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엔 36개(3위)의 베이스를 훔쳤다. 장타력(홈런 5개)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출루 능력이 탁월하다. 출루율 15위(0.383)를 기록했다.

박해민은 최근 유행인 ‘강한 2번타자’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톱타자 홍창기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창기는 KBO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이다. 2스트라이크에서도 유인구를 골라내는 침착함과 선구안을 갖췄다. 지난해 리그 최다인 110개의 볼넷을 얻어 출루율 1위(0.456)에 올랐다. 홍창기에 이어 박해민도 타석에 서면 끈질긴 스타일이다. 홍창기는 상대방 투수를 상대로 타석당 4.18개의 공을, 박해민은 4.20개를 던지게 만들었다.

상대 팀 투수 입장에서 보면 1번 홍창기, 2번 박해민과 힘겨운 싸움을 끝내고 나면 ‘타격 기계’ 김현수를 만나야 한다. LG는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를 6년 최대 115억원을 제시해 붙잡았다.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0.285, 17홈런에 그쳤다. 여섯 시즌 연속 3할 타율 행진이 끝났고, 홈런과 타점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을 강하게 배트에 맞히는 재주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타점 97개를 올릴 정도로 찬스에 강하다. 이렇게 보면 홍창기-박해민-김현수로 이어지는 LG의 1~3번 타선은 국가대표급이라 할 만하다.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NC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성범을 KIA로 떠나보냈다. 외국인 선수 애런 알테어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두 선수의 홈런을 합하면 모두 65개다. NC는 2020년 팀 홈런 1위(187개), 2021년 2위(170개)를 기록했다. 나성범과 알테어가 빠지면서 NC는 장타력을 잃었다. 그러나 정교함을 보강하면서 팀 체질을 바꾸는 중이다. 무려 164억원을 들여 두산으로부터 박건우(6년 100억원), 롯데의 중심타자 손아섭(4년 64억원)을 데려왔다. 두 명 모두 국가대표 외야수다. 이동욱 NC 감독은 “떠나는 선수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오는 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공항에 나와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박건우와 손아섭은 ‘최소 3할’이 보장된 타자라고 봐도 된다. 박건우는 풀타임 주전으로 뛴 2016년부터 6년 연속 3할 타율을 이어갔다. 손아섭은 2010년 이후 단 한 시즌(2019년)을 제외하곤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최다안타 1위도 세 차례나 차지했다. 현역 선수 타율 순위(3000타석 기준)로 보면 박건우가 2위(0.3258), 손아섭이 3위(0.324)다.

그런데 박건우·손아섭보다 정확성이 높은 타자가 1번 타자 박민우다. 박민우의 통산 타율은 0.3262로 현역 선수 중 1위다. 은퇴 선수를 포함해도 장효조(0.3310)에 이은 2위다. 박민우는 지난 시즌 큰 부침을 겪었다. 손가락 부상을 입은 데다 KBO리그에 코로나 파동을 불러온 술자리 문제로 인해 50경기, 215타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타율은 0.261. 하지만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꾸준한 타자다. 박민우가 예전 기량을 찾는다면 10개 구단 최고의 출루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올 시즌 NC는 리그 1~3위의 타율을 기록 중인 박민우-박건우-손아섭을 앞세워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이동욱 감독도 “정확성과 출루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 선수(왼쪽부터)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 선수(왼쪽부터)

더구나 NC의 세 타자는 수준급 기동력을 갖췄다. 맞히는 재주도 뛰어나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넓은 구장인 잠실과 사직을 홈으로 썼던 박건우와 손아섭의 홈런 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 상위 타선의 단점을 꼽으라면 홍창기·박해민·김현수 모두 왼손타자라는  것이다. 세 타자 모두 왼손 투수 상대로 기록이 나쁘지 않지만, 상대 입장에선 좌완 릴리프를 쓰기 편하다. 반면에 NC는 왼손(박민우)-오른손(박건우)-왼손(손아섭)으로 좌우 타자를 번갈아 기용할 수 있다. 4번 후보 양의지가 오른손이고,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가 왼손이란 점을 고려하면 1번부터 5번까지 좌우를 번갈아 세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대신 LG는 수비력에서도 ‘플러스’를 기대하고 있다. 박해민은 국내 중견수 중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박해민이 중견수를 맡게 되면 홍창기는 우익수로 이동하면서 수비 부담이 줄어든다. 우익수를 맡던 채은성은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1루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NC의 박건우와 손아섭은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창원구장은 외야가 넓지 않아 수비 부담이 크지 않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