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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간판선수 줄줄이 이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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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 FA 이적 시장의 후폭풍은 유독 거셌다. 단지 큰돈이 오갔기 때문만은 아니다. 각 팀의 ‘얼굴’과도 같던 간판선수들이 차례로 원소속팀을 떠나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사라져가는 시대다.

KIA 타이거즈로 옮긴 외야수 나성범(33)과 KT 위즈로 이적한 내야수 박병호(36)가 대표적이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의 역사를 함께 쓴 상징적 선수였다. NC에 창단 후 첫 골든글러브를 안겼고, 첫 가을야구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야구계는 풍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NC가 나성범과 쉽게 재계약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초대형 FA인 나성범이 에이전트 없이 협상에 나선 점도 NC 잔류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나성범은 ‘우리 선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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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은 돈의 흐름을 따라 시시각각으로 기류가 변한다. 나성범의 고향 팀 KIA가 두둑한 지갑을 들고 접근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나성범은 결국 6년 150억원이 적힌 이적 계약서에 사인했다.

박병호도 전성기를 함께한 키움 히어로즈를 떠났다. 그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은 LG 트윈스(2005년 입단)지만, 리그 최고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린 팀은 히어로즈다. 2011년 트레이드로 이적한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타점왕(2012~2015년)에 오르며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키움 역시 박병호의 홈런쇼와 함께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자리 잡았다.

키움은 모기업이 없는 자립형 야구 기업이다. FA 선수에게 수십억 원을 안길 금전적 여력이 없다. 박병호와 키움의 잔류 협상이 진퇴양난에 빠진 사이, 지난해 우승팀 KT가 손을 뻗었다. 박병호는 KT와 3년 30억원에 사인하고 수원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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