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 월북' 탈북민, 1만원 건보료도 수개월째 체납…가스·수도 거의 안썼다"

중앙일보

입력

A씨가 지난달 31일 분리수거장에 내놓은 이불류. 배출 서류를 붙여놓지 않아 '경비실로 연락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A씨가 지난달 31일 분리수거장에 내놓은 이불류. 배출 서류를 붙여놓지 않아 '경비실로 연락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날 동부전선 철책을 뛰어넘어 다시 월북한 30대 탈북민 A씨가 임대료와 보험료를 몇달째 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집에서 가스와 수도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웃 주민과 교류 역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서울 노원구의 한 임대주택에서 거주해온 A씨는 임대료 약 14만원을 8개월째 납부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연 소득 100만원 이하인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부과되는 1만원대 최저보험료도 수개월째 체납돼 건보공단으로부터 독촉장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기초생활급여 대상자에게 매달 지원되는 50여만원과 함께 청소 용역일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집에서 수도와 가스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데 필요한 도시가스는 아예 사용하지 않아 2000원대 기본금액만 부과된 달이 많았고, 음식물쓰레기도 거의 버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월북 바로 전날인 지난달 31일 이웃 주민B씨에게 마지막 모습이 포착됐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오전 7시쯤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A씨가 새것 같은 포대기와 매트리스, 이불을 엘리베이터에 실어서 버렸다"며 "너무 새것이라서 이상했다"고 전했다.

또 "A씨는 처음 이사 왔을 때도 책이며 수납장이며 짐이 한가득이었는데 며칠을 밖에 놔두고 가져가지 않다가 한참 뒤에 갖고 들어갔다"고 했다. B씨는 평소 A씨와 교류도 거의 없었다며 "여기서 8년을 살았지만 A씨를 본 것은 서너 번이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2020년 11월 같은 방법으로 귀순한 지 1년 만에 다시 월북한 것이다. A씨를 담당했던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A씨의 월북 가능성을 서울경찰청 등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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