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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보다 1~2억 내린 거래 속출…수도권 3채 중 2채, 고점 밑에서 거래

중앙일보

입력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 최근 2달간 위례신도시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80%는 직전 3개월의 최고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연합뉴스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 최근 2달간 위례신도시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80%는 직전 3개월의 최고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연합뉴스

최근 두 달간 수도권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의 3분의 2는 직전 3개월 최고가 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올라 선뜻 집을 매수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 돈줄 죄기 정책이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와 매수 여력이 약해진 때문이다.

가격 내려간 거래 65.2%, 평균 4181만원 하락

4일 중앙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거래 22만5969건(3일 등록 건까지 반영)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진행된 거래 가운데 직전 3개월인 8~10월의 최고가보다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것이 전체 65.2%(5876/9016건)를 차지했다. 이 거래들은 최고가 대비 평균 4181만원 하락했다.

지난해 11~12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만1085건인데, 8~10월 거래가 없어 비교가 어려운 2069건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최근 2개월간 크게 증가한 하락 거래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 2개월간 크게 증가한 하락 거래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위례신도시가 포함된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서는 지난 두 달간 17건의 거래 가운데 14건(82.4%)이 직전 3개월 최고가보다 하락한 가격에 팔렸다. 평균 하락 가격은 1억235만원으로 집계됐다.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의 호반써밋판교밸리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8~10월 최고가가 8월 18일 거래된 14억3800만원(9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9일 최고가에서 1억5300만원이 떨어진 12억8500만원(5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창곡동의 위례호반베르디움 전용면적 98㎡도 지난달 2일 직전 3개월 최고가(16억원)보다 1억2500만원 떨어진 14억7500만원(10층)에 손바뀜했다.

경기 군포시에서는 지난 두 달간 74건의 거래 가운데 79.7%인 59건이 하락 거래로 조사됐다. 경기 오산시(79.6%), 하남시(79.0%), 성남시 중원구(77.1%), 수원시 영통구(76.6%) 등에서도 하락 거래 비중이 높았다.

서울 금천, 도봉, 종로에서도 가격 하락 

서울에서는 금천·도봉·종로구의 하락 거래 비중(75.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송파구(70.2%), 은평구(69.8%), 동작구(69.4%) 등이 뒤를 이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1차쌍용아파트 전용면적 59㎡의 경우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해 11월 2일 10억3000만원(2층)으로 떨어졌다.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 2개월 동안 4건이 거래됐는데, 1건이 최고가 거래였고, 3건이 직전 3개월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였다.

수도권 시군구별 최고가 대비 평균 하락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시군구별 최고가 대비 평균 하락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동일한 방법으로 집값 상승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8~10월의 수도권 아파트 거래를 분석해보니 하락 거래 비중은 37.7%(1만5860/4만2096건)에 불과했다. 지난 2개월간 82.4%가 하락 거래였던 성남시 수정구 경우의 지난해 8~10월에는 이 수치가 38.5%였다.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올랐던 경기 의왕시(18.6%), 인천 연수구(22.5%), 서울 강서구(24.2%) 등의 하락 거래 비중도 크게 낮았다. 특히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38.56%)이 가장 높았던 의왕시는 지난 2달간 하락 거래 비중이 54.8%로 급증했다.

3억원 이상 급락은 가족·지인 거래

최고가 대비 3억원 이상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지난 2개월간 35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마을 2단지(전용 118㎡)에서는 7억8100만원(23억5000만→15억6900만원), 서울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전용 59㎡)에서는 7억3000만원(14억3000만원→7억원)이 떨어진 거래도 나왔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끼지 않은 직거래였다. 3억원 이상 하락한 거래의 42.9%(15건)는 직거래로 나타났다. 또 지난 2개월간 전체 하락 거래(5876건)의 9.8%(573건)가 이런 형태였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업소를 끼지 않은 직거래의 대부분은 절세 목적의 가족·지인간 거래로 볼 수 있다"며 "이런 특수한 거래를 제외할 때 시세보다 10% 이상 가격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하락 안정세? "지역별 양극화"

수도권 아파트 주요 하락 거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아파트 주요 하락 거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최고가를 갈아치운 단지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의 경우 지난해 8~10월 최고가가 65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1월 18일에는 이보다 7억8000만원 비싼 72억8000만원에 팔렸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파크뷰(전용 162㎡) 6억4000만원,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전용 128㎡) 4억9000만원 등 직전 3개월 최고가 보다 3억원 이상 오른 거래도 17건으로 나타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 후로 눈에 띄게 거래량이 줄면서 지역별로 가격 등락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GTX 등 단순한 미래 개발 호재만으로 지나치게 급등한 지역은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등 지역별 양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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