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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입문백' 또 가격 올렸다, 올해도 오픈런 이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에르메스 버킨백.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 버킨백. [사진 에르메스]

명품업계가 신년을 맞아 또 가격인상에 나선다. 3대 명품 '에·루·샤'의 대장격인 에르메스가 가격을 올렸고, 다른 업체들도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이날부터 제품판매가를 3~10% 인상했다. 지난해 1월 인상 뒤 1년만이다. 이른바 '입문백'으로 알려진 가든파티36은 482만원에서 498만원으로 올랐고, 피코탄36은 기존 354만원에서 377만원이 됐다.

에르메스 측은 글로벌 정책 탓에 이번 가격인상을 결정했으며, 유럽에서도 주요 가방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계브랜드 롤렉스도 지난 1일부터 주요 모델 가격을 올렸다. 지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만의 인상이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85만원에서 1142만원으로, 일명 '스타벅스'란 별명을 가진 서브마리너 그린은 1165만원에서 1357만원으로 올랐다.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원부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 환율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네 차례나 가격인상을 한 샤넬과, 지난해 10월 가격인상을 한 루이비통도 또다시 가격인상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오유진 기자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오유진 기자

'신년 가격인상' 앞두고 소비자들 구매경쟁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연말, 명품업계의 예견된 '신년 가격인상'에 명품 구매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실적이 없으면 인기제품의 '얼굴'조차 마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적템' 구입이나, '오픈런' 경쟁 등도 벌어졌다.

일부 명품은 기존 구매실적이 있어야 인기제품의 구매기회를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량을 조정하고, 그마저도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만 판매하려는 일종의 '길들이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켈리백 등을 구매하기 위해선 이른바 '실적템'이라 불리는 다이어리·담요·그릇 등을 4000만원~1억원가량 구매해야 한다. 이 실적이 없으면 인기 가방을 구경할 기회조차 얻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연말엔 실적 쌓기 열풍이 더 세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선 '실적템' 구매 노하우까지도 나돌고 있다. "셀러 한명만 정해서 많이 사세요" "여러 번 만나서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세요" "지방에서 왔다고 구구절절 사정을 설명해보세요" 등의 내용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무리한 방법으로 인기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명품업계의 연초 가격 인상에 힘입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르메스 버킨백의 경우 리셀러(재판매)을 통해 구매할 경우 옵션에 따라 500~2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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