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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 앞 돼지저금통 3개…CCTV엔 초등생 형제 '후다닥'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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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에 남자아이 두 명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인기척도 하지 않은 채 지구대 현관 앞에 종이가방(쇼핑백)을 놓고 그대로 사라졌다. 이 모습을 본 윤여선 순경이 밖으로 나갔지만, 아이들은 이미 지구대를 떠난 뒤였다.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 형제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저금통과 손편지가 담긴 쇼핑백을 놓고 사라졌다. [사진 공주경찰서]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 형제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저금통과 손편지가 담긴 쇼핑백을 놓고 사라졌다. [사진 공주경찰서]

윤여경 순경과 신창현 금학지구대장(경감) 등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두 명이 쇼핑백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지구대 쪽으로 들어온 뒤 종이가방을 놓고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손편지 두 장에 "어려운 이웃 위해 써달라" 당부

아이들이 놓고 간 쇼핑백에는 돼지저금통 3개와 손편지 2개가 들어 있었다. 손편지에는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돈인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저희보다 어려움 사람을 돕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아이들은 ‘경찰관 아저씨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헤 30일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형제가 쓴 손편지. [사진 공주경찰서]

지난헤 30일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형제가 쓴 손편지. [사진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직원들은 손편지에 ‘저랑 동생이랑 아빠랑~’이라는 내용이 담긴 점으로 미뤄 쇼핑백을 놓고 간 아이들이 형제인 것으로 추정했다. 형제가 놓고 간 돼지저금통 3개에서는 지폐와 동전 등 현금 100만8430원이 담겨 있었다.

금학지구대 직원들 "형제의 마음 천사와 같아" 

금학지구대 직원들은 “(아이들이) 게임기를 사려고 모아온 용돈인 텐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도 선뜻 놓고 간 형제의 마음이 천사와 같을 것”이라며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지구대를 통해 훈훈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 형제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저금통과 손편지가 담긴 쇼핑백을 놓고 사라졌다. [사진 공주경찰서]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 형제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저금통과 손편지가 담긴 쇼핑백을 놓고 사라졌다. [사진 공주경찰서]

공주경찰서는 형제가 맡긴 현금과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1년간 모은 돈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금학지구대에 쇼핑백을 놓고 간 형제를 찾아 표창을 수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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