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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놀이터 오면 도둑" 아이들 협박한 입주자대표, 檢 송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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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지 않는 어린이들이 단지 내 놀이터를 이용한다며 '주거침입' '도둑' 등의 폭언을 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 입주자대표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4일 입주자대표회장 60대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오후 7시쯤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한 아파트에서 4~5학년 초등학생 5명을 관리사무실로 끌고 가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단지에 거주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여러 차례 폭언하며 관리실에 붙잡아 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외부 아이들이 놀이터에 많이 오길래 기물 파손이 우려돼 훈계 차원에서 관리사무실로 데려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A씨는실제로 당시 "아이들이 놀이터 기물을 파손했다"며 112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을 때 아이들이 놀이터 시설을 망가뜨린 정황은 없었다.

인천 영종도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신고당한 초등학생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쓴글. 최연수 기자

인천 영종도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신고당한 초등학생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쓴글. 최연수 기자

당시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적은 글에는 "할아버지(A씨)가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하며 휴대전화와 가방을 놓고 따라오라며 화를 냈다" "가기 싫다고 모두 외쳤는데 할아버지가 '이놈 새끼, 저놈 새끼' 하면서 '커서 아주 나쁜 큰 도둑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엄마한테 전화도 못 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부모들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A씨를 협박과 감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도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사건 경위와 피해자 진술 등을 고려해 A씨의 정서적 학대와 협박이 있었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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