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소문 포럼

2022년 재테크 투자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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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창규 기자 중앙일보
김창규 경제에디터

김창규 경제에디터

2021년. 곳곳에서 대박 소식이 들려왔다. 아파트로, 주식으로, 암호화폐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대박 행렬에 끼지 못한 대다수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에 움츠러들었다. 다른 사람은 저 멀리 앞서간다는 불안감에 초조하다.

2022년. 불안한 전망이 쏟아진다. 새해 들어서도 코로나19, 전 세계 공급망 혼란, 인플레이션 등이 잦아들지 않는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다락같이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자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엔 ‘투자 대박’ 소식 많아
올해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 커
부동산·암호화폐 전망도 제각각
혼란의 시간엔 정석 투자가 답

투자에 관심 있는 개인은 고민에 빠졌다.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식 투자는 해야 하나. 암호화폐는 또 어떤가. 전문가 의견도 상승세와 하락세로 갈린다. 개인 입장에서는 혼란의 시기, 불확실성의 시기다.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주체에 엄청난 파괴력으로 다가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오르니 투자가 위축된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대출 비용이 오르면 부동산은 물론 주식과 암호화폐 등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느냐, 수급이 어떻게 되느냐 등 진단에 따라 시장 전망도 달라진다.

올해 증시 첫 거래일인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1.12 포인트(0.37%) 오른 2988.77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올해 증시 첫 거래일인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1.12 포인트(0.37%) 오른 2988.77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은 변곡점 논란도 일고 있다. 변곡점에 왔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점진적 하락세를 예상한다. 금리 인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데다 거래가 현저하게 줄고 있어서다. 하지만 보다 많은 전문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경제에 주는 타격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올해도 전·월세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거래가 40%가량 급감한 것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의 여파 때문이지 수요가 크게 줄어서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지난해 거래 급감에도 수도권 집값이 20%나 오른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주식 시장은 올해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대체로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주가가 뚝 떨어질 것이란 걱정은 없지만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도 없다. 코스피 지수가 2800~3300을 오가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폭에 따라 전망은 제각각이다.

지난해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불안한 열풍이었다. 지난해 1월 32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11월에는 8270만원까지 올랐지만 한때 3000만원때까지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초저금리에 의한 풍부한 유동성 덕에 암호화폐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랠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는 암호화폐가 이미 시장에 뿌리를 내린 데다 올해는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상승세에 방점을 찍는다.

이런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 탓에 개인 투자자는 흔들린다. ‘집·주식값이 더 오르면 어쩌나’ ‘섣불리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 교차한다. 많은 사람이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투자할 준비를 했지만 실제 결정을 앞두고 망설인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주주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평생 햄버거를 먹을 계획이고 소를 키우지 않는다면 쇠고깃값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앞으로 5년 동안 주식을 사 모은다면 이 기간 주식시장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그리고는 이렇게 답한다. “장기간 주식을 사 모을 사람조차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주가가 내리면 우울해 합니다. 햄버거를 먹으려는 사람이 쇠고깃값이 오른다고 좋아하는 셈입니다. 곧 주식을 팔 사람만 주가가 오를 때 기뻐해야 합니다. 주식을 살 사람은 주가가 내려가기를 바라야 합니다.”   버핏의 질문에는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남들이 한다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라, 평생 함께할 만한 대상에 투자하라. 투자 대상을 철저히 연구해라. 여윳돈을 갖고 장기간 분산 투자하라. 실제 버핏의 투자 목록엔 20~30년 보유한 종목도 많다. 그는 투자 조급증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빈번하게 사고파는 트레이딩을 투자라고 말한다면 바람둥이의 하룻밤 관계도 낭만적 사랑이다.” 혼란의 시기엔 정석 투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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