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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남았는데"…QR 딩동 소리 나자, 벌어지는 일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QR 체크했으면 됐지, 뭘 또 보여달라 그래!"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식당 직원인 박모(22)씨가 최근 노년층 고객에게 많이 들은 고함이라고 한다. 박씨는 “어르신들의 경우 백신 패스를 확인할 때 성내는 분들이 계셨는데, 오늘부터 유효기간을 적용한 백신패스로 업데이트해드려야 할 생각에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유효기간을 적용한 첫날, 곳곳에선 혼선이 잇따랐다. 정부는 이날부터 ‘방역패스’에 180일의 유효기간을 적용해 방역지침을 강화했다. 2차 백신 접종 완료가 6개월이 지난 이들은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QR코드를 스캔할 때 ‘딩동’ 소리를 듣고 입장을 제한받게 됐다.

유효기간 남았는데 ‘딩동’…“주변 시선 불편”는 반응도

3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설렁탕 집에 QR코드 체크를 위한 테블릿PC가 설치돼있다. 함민정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설렁탕 집에 QR코드 체크를 위한 테블릿PC가 설치돼있다. 함민정 기자

이날 현장에선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남았음에도 ‘딩동’ 소리가 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예방접종 인증 전자증명서인 ‘쿠브(COOV)’ 애플리케이션(앱)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알람이 울렸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윤호(59)씨는 “오늘 점심에 두 명의 손님이 ‘딩동’ 소리가 나 확인해보니, 한 명은 업데이트가 안 된 분이었고 다른 분은 접종한 지 180일이 안 지났는데도 알람이 울렸다. 시스템에 오류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광진구의 한 식당 직원도 “QR코드를 확인하면 접종 완료자로 뜨는데, 소리가 울리는 에러가 있었다. 10명 중 1명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당 매니저 신모씨는 이날 점심시간에 방문한 남성 손님이 얀센 접종 180일을 경과해 ‘딩동’ 소리가 났다면서 “부스터샷을 맞지 않으면 입장이 어렵다고 하자, ‘곧 외국 나갈 건데 꼭 맞아야 하나’라며 아쉬워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손님을 돌려보내야 해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환영과 불편 사이…업주들 반응 엇갈려

3일 여의도에 위치한 식당가의 한 다중이용시설. 이수민 기자

3일 여의도에 위치한 식당가의 한 다중이용시설. 이수민 기자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에 대한 업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광진구의 한 설렁탕 가게 직원 황모(36)씨는 “이전에는 접종 완료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해서 불편했는데, 오후 12~1시 사이 특히 손님들이 몰릴 때 소리만 듣고도 확인할 수 있어 편해졌다”며 환영했다. 반면 또 다른 자영업자는 “QR 확인하는 것도 바쁜데 업데이트가 안 된 분들까지 도와주고 있으니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주변 시선이 불편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한 A씨(30대·여)는 “미접종자라 버거세트를 포장해 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딩동’ 소리가 크게 나다 보니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고 불편했다. 그래도 추가 접종 계획은 없다”고 했다.

반면 여의도의 한 식당가에서 만난 이모(61)씨는 “작년 10월에 3차까지 접종을 끝내서 크게 신경은 안 쓰인다”면서도 “6개월마다 백신패스 갱신을 위해 접종해야 하는 건 너무 불편한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29)씨는 “확인 절차가 간소화 돼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주일 계도기간…과태료 부과는 10일부터 

지난 2일 기준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 대상자는 56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92%(518만명)가 3차 접종을 마쳐 유효기간이 연장됐다. 나머지 1만4000명도 현재 3차 접종을 예약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방역패스의 유효기간 적용에 대해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계도기간을 적용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증명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10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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