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석탄 수출 금지에 또 공급망 차질…산업부 "예의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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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이번 달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또다시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수출 금지가 자국 내 석탄 부족 해결을 위한 일시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인도네시아 수출 금지로 석탄 수급 우려가 커지면 중국발(發) 요소 수출 제한과 같은 또 다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1월 석탄 수출 금지

인도네시아 한 발전소의 석탄 저장 구역. 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한 발전소의 석탄 저장 구역. 로이터=연합뉴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박기영 2차관 주재로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전력수급 동향 긴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발전공기업 5사(남동·남부·중부·동서·서부 발전)와 전력거래소, 한국전력, 인도네시아·중국 상무관, 글로벌 석탄 트레이더사인KCH에너지 등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광물자원부는 지난달 31일 발전용 유연탄의 수출을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석탄 수출을 막은 것은 자국 내 사용할 석탄이 부족해서다. 인도네시아는 t당 70달러로 자국에서 사용하는 석탄 구매 가격을 제한하고 있다. 또 전체 석탄 생산 물량의 25%는 반드시 인도네시아 내에서 사용하게 하고 있다. 문제는 석탄 수출 가격이 t당 90~100달러 선으로 오르면서 시작했다. 국내에서 파는 가격보다 수출 가격이 훨씬 더 높아지자, 업체들이 이윤을 많이 남기고자 석탄 생산 물량 대부분을 수출로 돌렸다. 원래 정해둔 자국 내 공급 비율 25%를 지키지 않는 사례도 많아지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석탄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수출을 막았다.

발전 업계 재고량 한 달 치

한국이 수입하는 전체 석탄 중 인도네시아산 비중은 약 20%로 호주(49%)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가 길어지면 석탄 발전에도 차질을 빚는다. 실제 이번 달 입고 예정이었던 인도네시아 석탄 중 선적하거나 국내로 들여온 것은 55%다. 현물가에 단기 계약으로 산 석탄은 물론 장기 계약 물량까지 수출이 막혔다.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발전 업계다. 동절기를 맞아 석탄 발전 수요가 많은데 각 발전사가 확보한 재고 석탄 수량은 많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고 석탄은 약 한 달 치 정도”라면서 “석탄 수입 차질이 장기화해 수입량이 줄면 발전량도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전력거래소에서 거래한 석탄 발전량은 1만5490GWh로 전체 거래량의 35.3%를 차지했다. 발전원별 중 비중이 가장 크다.

“일시적 조치라지만, 예의주시”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전력수급 동향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전력수급 동향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다만 정부는 인도네시아발(發) 석탄 공급 차질이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석탄 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취한 일시적 조치라는 이유다. 실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이 막힌 석탄을 오늘 5일까지 자국 석탄발전소에 공급하고, 재고를 확인 후 수출 재개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국내 수급 문제가 풀리면 빠르게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될 수 있다”면서도 “만일에 사태에 대비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예기치 않은 공급망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 수급 우려에 다른 나라가 예정보다 더 많은 석탄 확보에 나서면 석탄 가격이 올라가거나 수급 부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중국이 전력난을 우려해 요소 수출 제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겨울철을 맞아 이미 국내 유연탄 발전단가는 지난달 t당 18만863.45원으로 11월(16만4731.26원/t)보다 약 9.7% 올랐다. 1년 전인 2020년 12월(11만1021.29원/t)과 비교해서는 62.9%가 상승했다.

박기영 산업부 2차관은 “전력수요가 가장 높은 1월에 인도네시아 측 조치가 발생한 만큼 엄중한 인식과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가 간 석탄확보 경쟁과열 및 가격상승, 중국·인도 전력수급 영향 등에 대한 상황 점검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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