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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엄마·아빠·할아버지·할머니 모두 즐거운 그림책 세계로

중앙일보

입력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갈수록 어릴 적 끼고 살던 그림책과 멀어지곤 합니다. 여기엔 그림책은 유치하다거나, 어린애들이 보는 거라는 편견도 작용하죠. 이런 색안경을 벗고 남녀노소 누구나 그림책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기획전시 ‘내맘쏙 : 모두의 그림책 전’이죠.

김지영·서현·안녕달·고(故) 윤지회·이수지·이지은·정진호 등 한번쯤 들어봤거나 책을 읽어봤을 법한 국내 작가 7명의 그림책 18권을 선정해 원화와 디지털 원작 2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여기에 에브리웨어(everyware), 스튜디오 1750(studio 1750), 최성임 등 미디어·설치 작가와 협업한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를 함께 선보이는 복합적인 체험형 전시예요.

『우주로 간 김땅콩』 『간질간질』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수박 수영장』등 그림책으로 펼쳐진 상상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는 ‘상상 랜드’ 전경.

『우주로 간 김땅콩』 『간질간질』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수박 수영장』등 그림책으로 펼쳐진 상상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는 ‘상상 랜드’ 전경.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상상 랜드’에서 시작합니다. 윤지회 작가의 『우주로 간 김땅콩』, 서현 작가의 『간질간질』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을 통해 그림책으로 펼쳐진 상상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죠. 책으로 익히 봤지만 작품으로 만나는 작가의 그림들은 또 다른 느낌이 납니다. 상상 랜드의 끝에서는 스튜디오 1750의 설치 작품 ‘평행정원’과 수박 볼풀장이 기다리고 있죠. 천장에서 반겨주는 거대 호라이를 비롯한 미래·과거를 포함한 알 수 없는 시간대의 공간에 있을 법한 정원을 나타낸 ‘평행정원’에선 인생샷 타이밍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볼풀로 재현된 그림책 속 수박 수영장에 뛰어드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되죠. 친환경 소재로 제작해 걱정 없이 만질 수 있어요.

윤지회 작가의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속 한 장면. 책에서 나와 액자로 들어가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윤지회 작가의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속 한 장면. 책에서 나와 액자로 들어가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어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나의 세계’가 나타납니다. 윤지회 작가의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사기병』,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안녕』『눈아이』를 통해 가족·친구 등 나를 둘러싼 주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죠. 특히 위암이라는 병을 선고받은 윤지회 작가가 덤덤하게 일상을 그려낸 『사기병』은 어른들에게도 쉽게 공감을 끌어냅니다. 어두운 곳에 전시해 핀포인트 조명으로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했죠. 『당근 유치원』『안녕』은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안녕’ 영상은 작가가 직접 내레이션을 넣어 제작했죠. 또 3D로 튀어나온 소세지 할아버지와 그림책의 한 장면처럼 기념 촬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안녕』의 한 장면이 현실로 튀어나와 관객들을 맞이한다.

『안녕』의 한 장면이 현실로 튀어나와 관객들을 맞이한다.

그림책에 담긴 ‘놀이’라는 주제를 풀어낸 ‘놀이극장’에서는 네 가지 그림책에서 뽑아낸 선·한글·벽·그림자를 가지고 신나게 놀아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수지 작가의 『선』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그림을 그리듯 스케이트를 탄 주인공이 관객 여러분도 선으로 세상을 그릴 수 있다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직접 놀아볼 수 있도록 중앙에 양말 스케이트장이 마련돼 있죠. 김지영 작가의 『내 마음 ㅅㅅㅎ』는 ‘ㅅㅅㅎ’라는 초성으로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지 재기발랄하게 묻습니다. 내 마음과 통하는 ‘ㅅㅅㅎ’를 찾아보는 코너도 준비됐어요. 미디어그룹 에브리웨어(everyware)의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인 ‘더 월’(The Wall)은 정진호 작가의 『벽』과 어우러져 선보이며, 설치 작품에 털주머니를 던지면서 체험할 수 있어 흥미를 자아내죠. 『그림자놀이』의 그림자 극장도 현실로 튀어나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양하게 그림자극을 펼쳐볼 수 있습니다.

‘놀이극장’ 코너에선 신나게 양말 스케이트를 타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책 주인공처럼 그림자놀이에 빠져볼 수 있다.

‘놀이극장’ 코너에선 신나게 양말 스케이트를 타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책 주인공처럼 그림자놀이에 빠져볼 수 있다.

설치작가 최성임의 ‘끝없는 나무’로 시작하는 4부 ‘이야기 숲’에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담겼어요.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팥빙수의 전설』『친구의 전설』이 신비롭고 평화로운 배경 속에서 명랑하게 또 잔잔하게 감동을 전하죠. 호랑이해라선지 ‘전설’ 시리즈 속 호랑이가 더 눈에 잘 들어옵니다.
전시는 정진호 작가의 『별과 나』를 영상으로 펼쳐내며 마무리되는데요. 자전거 전등이 고장 나기 전까진 미처 몰랐던 밤하늘의 별빛이 쏟아져 내리며 익숙하게 여겼던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죠.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속 마시멜롱 마을에 나타난 검은 털숭숭이를 실물로 만날 수 있다.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속 마시멜롱 마을에 나타난 검은 털숭숭이를 실물로 만날 수 있다.

태어나 처음 만나는 매체 중 하나인 그림책. 이를 문화 콘텐트이자 예술로서 미술관에서 만나는 경험은 또 한번 상상력을 자극해 다양한 소통과 공감의 발판이 되어줍니다. 또래 친구는 물론 엄마·아빠·할아버지·할머니까지 모두가 즐거운 그림책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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