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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국난극복 DNA, 코로나 위기에 다시 빛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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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인 오미크론이 등장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서 심각하다.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해야 할 새해에 사회 곳곳에서 국가적 위기라는 말이 일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국난 상황을 이야기할 때 1997년 외환위기가 회자된다. 당시 국민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소중한 돌 반지와 결혼 반지를 선뜻 내놓으며 한마음 한뜻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는 우리나라 의료진의 헌신과 우리 국민의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주목하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는 공동체 의식은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또 한 번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 DNA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적십자로 모인 기부금품은 총 1138억원으로 적십자의 역대 재난 성금 중 가장 큰 규모다. 또 2021년 개인이 적십자로 기부한 금액은 약 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상승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500대 기업 중 191곳을 조사한 결과 1개 회사당 사회 공헌 지출액은 136억 7685만원으로 전년 대비 7334만원 증가했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나누려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 참석해 겨울철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헌혈 운동을 요청했다. 곧바로 보건복지부가 나서 헌혈 참여 안내 문자를 보내고 정부뿐만 아니라 SK와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이 헌혈 캠페인에 앞장서 주고 있다. 문자를 받은 수많은 국민이 헌혈의 집으로 달려왔고 기업의 단체 헌혈로 혈액 보유량이 7일분을 넘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헌혈자가 줄어드는 겨울철 특성과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 헌혈이 급감하는 시기임에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혈액 수급의 안정을 이루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대한민국의 국난극복 DNA가 코로나 위기에 다시 빛났다. 공익을 우선의 가치로 두는 우리 국민의 성숙한 공동체 의식과 이를 정책과 제도로 지원하는 정부 그리고 민·관을 연결하는 적십자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반세기 만에 경이적인 경제성장과 민주발전을 이룩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조만간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 세계인들에게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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