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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또 ‘땅 꺼짐’…주민들 “대책 세워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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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마두역 인근 상가 건물 지하 3층 주차장 기둥이 파열되며 건물 인근 도로가 내려앉아 상가 입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2일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마두역 인근 상가 건물 지하 3층 주차장 기둥이 파열되며 건물 인근 도로가 내려앉아 상가 입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2일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이 지반 안전 문제로 떨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30분쯤 마두동 지상 7층 상가 건물의 지하 3층 기둥 일부가 굉음과 함께 파손되고 주차장 입구 도로가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건물 붕괴가 우려되자 상가 입주자와 이용객 등 3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고양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2일 “일산 마두동·백석동·장항동 일대에 지반 침하 사고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안전진단과 항구적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수천 회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부실한 기둥 문제가 아니라, 약한 지반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초래됐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종합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새해 첫 일정으로 고양시 일산동구의 지반침하 현장을 점검했다. 오 권한대행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출입 통제된 건물의 모습. [뉴스1]

이날 출입 통제된 건물의 모습. [뉴스1]

경기도와 고양시는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3일 오 권한대행 주재로 건설안전기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대응 점검 회의를 열고 추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 지역과 수백m 거리인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서는 2017년에 4차례 도로 균열과 땅 꺼짐 사고가 일어나고 지하수가 유출되기도 했다. 마두동과 가까운 장항동에서도 2016년 7월 인도에 지름 2m, 깊이 2m 크기의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길을 가던 60대 여성이 다쳤다.

장석환(토목공학) 대진대 대학원장은 “일산신도시 마두, 백석, 장항, 대화 등지의 지하철 주변 지역은 한강하구 변 연약지반 지대인 데다 한강 계획홍수위보다 낮은 지역이어서 지하수 수위가 높은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지하수위 변동, 강우 등의 조사와 지반 침하 위험지도 작성, 연약지반 개량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는 비가 적게 내리면서 지하수가 빠져나간 지하에 공간이 생긴 결과, 이번과 같은 지반 침하에 이은 건물 균열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사고가 난 상가 건물 사용을 중지시키고 두 차례 기본 안전 진단을 벌였다. 진단 결과 당장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 지하 2∼3층에 지지대 55개를 설치하는 등 긴급 보강공사를 진행해 1일 오전 1시쯤 완료했다. 진동과 기울기를 측정하는 센서 15개를 비롯해 기둥이 파손된 지하 3층에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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