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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커피·콜라도 줄줄이 인상…“삼겹살 20% 더 비싸진다”

중앙일보

입력

전문가들은 글로벌 식품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올해도 밥상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식품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올해도 밥상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새해 벽두부터 유통·식품업체들이 소비재 가격 인상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물가 상승세가 최소한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육류 가격은 10~20%가량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죽·컵커피·야쿠르트 가격 올라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공식품 가격은 새해 첫날인 전날 줄줄이 올랐다. 편의점 동원 양반죽 가격이 15% 인상됐고, 매일유업 컵커피 가격은 200원 올랐다. 코카콜라와 hy(옛 한국야쿠르트)가 판매하는 편의점 야쿠르트도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글로벌 가구 회사 이케아코리아는 이달부터 전체 제품의 20%에 해당하는 수납장·침대·식탁·러그 가격을 평균 6%가량 올리겠다고 나섰다. 미국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과 반스 운동화도 일부 품목의 가격을 최대 32% 인상했다.

업체들은 원재료비·물류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 증가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연구 기관은 이러한 소비재 가격 인상 릴레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글로벌 공급난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악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 환경과 더불어 국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 상승까지 겹치며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 압박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육류, 수요·생산비용 동시 증가 ‘이중압박’

외신은 지난해 팬데믹 기간 생필품난을 겪은 소비자들이 저장가능한 식품은 우선 쌓아 두고자 하면서 식료품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외신은 지난해 팬데믹 기간 생필품난을 겪은 소비자들이 저장가능한 식품은 우선 쌓아 두고자 하면서 식료품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당장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이미 15~20%가량 비싸진 육류(국내산·수입산 포함)는 올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더 뛸 전망이다.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룟값 증가와 더불어 팬데믹 장기화로 글로벌 육류 수요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농축산물 무역거래 플랫폼 트릿지의 장혜선 연구원은 “사룟값이 여전히 예년보다 비싼 편인 데다 오미크론 확산이 진정세로 접어들면 글로벌 고기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전반적으로 가격이 10~20%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 채소·과일도 가격 고공행진이 불가피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작황이 부진한 상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캘리포니아 오렌지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예년보다 14% 줄었다. 채소류는 계절적 요인으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이상 기후로 인해 가격 변동 폭이 커지고, 품귀 현상을 빚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김장철에 생육 부진으로 맥도날드 등 프랜차이즈 업체가 양상추 대란을 겪었던 게 대표적 사례다.

“한국 곡물 수입 의존도 높아”  

올해 육류 가격은 10~20% 정도 오르고, 채소·과일 가격의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올해 육류 가격은 10~20% 정도 오르고, 채소·과일 가격의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더 큰 문제는 곡물 가격이다.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 옥수수 가격의 경우 지난해 약 45% 상승했다. 장 연구원은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 곡물가 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강세 현상인 애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인한 밥상 물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물가 상승세는 세계 각국의 고민거리다. 미국 월가에서도 올해 경제 리스크 1순위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외신은 미국 밥상 물가가 올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CNN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식료품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팬데믹 기간 생필품난을 겪은 소비자가 저장 가능한 식품은 우선 쌓아두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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