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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몬스타엑스가 착용한 노리개의 ‘37.126 매듭’ 의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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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90) 

밤하늘 아래 조명으로 물든 경희궁을 배경으로 몬스타엑스의 노래 갬블러가 울러 퍼졌다. 몬스타엑스는 한류를 이끄는 6인조 보이 그룹. 셔누의 군복무로 현재 5명이 활동 중인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알아주는 한국 아이돌이다. 몬스타엑스의 경희궁 공연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2021 창원 K-POP 월드 페스티벌’의 축하 무대였다. 다른 어떤 무대보다도 역동적인 동작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노리개 브로치를 착용한 몬스타엑스 멤버들. [사진 몬스타엑스 공식 트위터]

노리개 브로치를 착용한 몬스타엑스 멤버들. [사진 몬스타엑스 공식 트위터]

특히 검은색 수트 차림의 20대 몬스타엑스 멤버들이 경희궁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공간 앞에서 만들어낸 어울림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화로움이었다. 멤버들이 동작을 할 때마다 수트에 달린 노리개 술이 움직였고, 카메라에 클로즈업될 때마다 라펠에 장식된 자개 브로치가 부각되면서 경희궁이라는 장소와 일치감을 느끼게 했다. 이날 몬스타엑스의 노리개 브로치는 금속공예 작가 곽노아(33)씨가 우리의 전통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한복의 날’ 생활 한복에 호박 삼봉 낙지발술 노리개를 착용한 기현. [사진 기현 인스타그램]

‘한복의 날’ 생활 한복에 호박 삼봉 낙지발술 노리개를 착용한 기현. [사진 기현 인스타그램]

37.126 매듭 노리개

37.126 노리개. [사진 37.126k]

37.126 노리개. [사진 37.126k]

몬스타엑스는 3개의 노리개를 착용했다. 민혁이 착용했던 것은 곽노아 작가가 개발한 37.126 매듭이 사용된 노리개다. 곽 작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37.126은 서울의 위치를 나타내는 위도와 경도. 생쪽 매듭을 모티브로 심플하면서도 금속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느낌을 주는 매듭이다. 생쪽 매듭은 생강쪽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조각조각을 포개 하나의 사각형으로 만든 모양으로 브로치와 작은 크기의 귀걸이가 있다.

공작석 낙지발술 노리개

공작석 낙지발술 노리개. [사진 37.126k]

공작석 낙지발술 노리개. [사진 37.126k]

주헌의 노리개는 천연석의 선명한 파란색과 금속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주헌이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며 반짝반짝 빛났다. 가장 윗부분에는 마름모꼴 모양의 작은 국화 매듭을, 그 아래는 병아리 매듭을 사용했다. 병아리 매듭은 귀달린 두벌국화 매듭 모양이다. 공작석 아래 부분은 낙지발술이 유려하게 움직이는 디자인. 낙지발술은 양 옆으로 떨어지는 모양새가 낙지발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지발술의 아래 부분에는 가락지 매듭 네 개를 엮어 꾸밈을 주었다.

호박 삼봉 낙지발술 노리개

호박 삼봉 낙지 발술노리개. [사진 37.126k]

호박 삼봉 낙지 발술노리개. [사진 37.126k]

윗부분은 매화매듭과 병아리매듭. 황색 호박의 위 아래에는 가락지 매듭이 사용된 노리개다. 기현이 착용한 노리개로 몬스타엑스가 착용했던 세 개의 노리개 중 가장 화려한 디자인이다. 낙지발이 세 단으로 달린 삼봉 낙지발술 노리개다. 제작 과정의 난이도가 가장 높고 세심한 노력 끝에 만들어진다. 이 노리개를 착용했던 기현은 노리개 브로치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구매를 요청했고, ‘한복의 날(10월 21일)’ 생활 한복에 노리개를 착용하고 방송에 등장했다.

다양한 노리개 주얼리. [사진 37.126k]

다양한 노리개 주얼리. [사진 37.126k]

곽 작가가 처음부터 전통장신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면서 매듭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전통장신구를 접했다. 그 중에서도 노리개가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나 한동안 다른 작업을 해오다 근래에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의 문화와 한복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였다. 젊은 세대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통장신구도 현대 의상에 어울릴 수 있게 발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작품으로 구현하기 시작했다. 전통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이고, 일상의 어느 곳에나 어울리는 한국적인 모티브의 주얼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노리개 브로치는 판매용이 아닌 개인전을 위해 준비해온 작품이었다. 개인전 준비중에 몬스타엑스 스타일리스트팀의 제의를 받고 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을 엮는 대신 금속을 소재로 땜으로 매듭조각들을 붙이고 연결한 것이 큰 특징이다. 몬스타엑스의 경희궁 공연은 전통적인 장소와 현대적인 음악, 남성 수트와 전통장신구의 조화로 무대 자체가 자신의 방향성을 완벽히 재현해 주는 일이었다.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것보다 더 멋있는 그림’이었다고 한다.

몬스타엑스가 착용했던 세 가지의 노리개. [사진 37.126k]

몬스타엑스가 착용했던 세 가지의 노리개. [사진 37.126k]

곽노아 작가는 서울시 종로구 북촌에서 37.126k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K는 대한민국(Korea)의 K와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캐럿(karat)의 K라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즉 37.126k는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뜻. 대한민국 서울에서 만든 전통과 현대를 엮은 노리개 주얼리가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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