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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40억 대박났다...김수현도 윤석열도 뛰어든 이 세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추얼인플루언서 로지(왼쪽)와 가상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배우 김수현. [각 인스타그램]

버추얼인플루언서 로지(왼쪽)와 가상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배우 김수현. [각 인스타그램]

"사람보다 사람같다" 

정교한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빚어진 가상인간들, 외형은 물론이고 행동과 화법까지 정교하게 구사한다. 20여년 전 세상에 나왔던 사이버 가수 '아담'과는 차원이 다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점·주근깨·솜털 등 디테일까지 유사하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2년에도 가상인간을 기반으로 한 '버추얼인플루언서'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 가상인플루언서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건 지난해 '로지'가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하면서다.

전 세계 가상 인간

전 세계 가상 인간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지난 2020년 가상 인간임을 밝히지 않고 로지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4개월 동안 많은 대중은 로지를 실제 인간 모델로 여겼다. 사실 첫 광고가 방영될 당시만 해도 대다수의 대중들은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무명의 모델일 것이란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 이후 상상도 못했던 로지의 정체가 사실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뒤통수를 얻어맞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로지의 효과는 대단했다. 4개월만에 로지가 출연한 신한라이프 광고는 조회수 974만회를 넘어섰다. 그가 지난 1년 동안 체결한 전속 계약은 13건, 협찬 광고는 100건이 넘는다. 광고계에서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광고 수익만 15억원을 넘겼다.

버추얼 휴먼스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외모·성별·인종·국적이 다른 또 다른 로지 130명이 활동하고 있다. 가상 인간은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가상 인간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분야는 브랜드 홍보 모델이다. 가장 유명한 가상 인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브라질계 미국인으로 설정된 '릴 미켈라'다. 샤넬·프라다·디올의 모델로 활동했는데, 그의 광고용 포스팅 단가는 8500달러(약 1010만원)로 한 해 수익만 1170만 달러(약 140억원)에 달한다. 남아프리카 출신의 '슈두'는 발망·페레가모·삼성전자 모델로 활동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2월 가상 쇼호스트 '루시'를 자체 개발해 선보였고, 그가 모델로 활약한 '대한민국 광클절' 행사 주문은 2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시각효과 전문 기업 자이언트스텝과 함께 자사의 VR 게임 '포커스온유' 여주인공 '한유아'를 가상 인간으로 구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향후 음원 발매를 시작으로 한유아의 가수 데뷔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후보를 가상인간으로 제작한 'AI 윤석열'을 발표하고,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 AI윤석열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소리]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후보를 가상인간으로 제작한 'AI 윤석열'을 발표하고,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 AI윤석열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소리]

기존 유명인들도 가상 인간으로 다시태어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6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에는 'AI 윤석열'이 등장했다. 딥러닝 기술로 윤 후보의 평소 영상과 음성을 학습해 구현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당시 윤 후보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 'AI윤석열'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우 김수현도 가상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달 21일 엔터테인먼트 기업 골드메달리스트는 디지털 콘텐트 전문개발사 이브이알스튜디오와 함께 소속 배우 김수현을 가상 인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3D로 구현한 김수현을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에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류스타가 가상 인간으로 제작되는 건 처음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향후 가상 인간은 더욱 상용화돼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그 역할이 확산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025년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14조원에 돌파하며 실제 인플루언서 시장(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 인간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은 AI행원 도입에 나서기도 했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대표적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AI행원을 정식으로 채용했다고 밝혔으며, 신한은행도 전국 66개 영업점에 72명의 AI행원을 보급했다.

AI 행원은 인간의 모습으로 구현된 가상 인간에 AI 챗봇을 탑재해 탄생했다. 현재는 사전에 설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한 고객 응대와 짧은 대화만 가능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 및 고객 응대로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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