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5살 된 ‘일일이 알린다’ 112…이제 신고자 위치까지 찾아낸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01 11:00

‘일일이 알린다’
이 문장은 경찰의 긴급신고 전화번호 112의 유래 중 하나다. ‘일일이’라는 부사의 의미처럼 112는 ‘꼼꼼하고, 자세하고, 정성스러운’ 서비스로 진화해 왔다. 1957년 비상통화기 6대로 시작한 112는 새해에 창설 65주년을 맞았다.

경찰청은 2022년 1월 1일부터 112신고자 휴대전화를 통해 신고자의 위치와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보이는 112' 서비스를 전국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 경찰청

경찰청은 2022년 1월 1일부터 112신고자 휴대전화를 통해 신고자의 위치와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보이는 112' 서비스를 전국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 경찰청

경찰청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신고자가 동의하면 신고자의 위치가 112 상황실로 전달된다. 112가 전송한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URL을 신고자가 눌러 경찰과 소통하는 식이다. 접수요원이 신고자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원격제어해 현장 상황을 송출 받을 수도 있다. ‘보이는 112’ 서비스다. 경찰과 비밀채팅도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길을 잃었거나, 재해나 화재 현장, 위급 상황인데 말을 못하고 손짓이나 발짓, 채팅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화교환수 있었던 1세대(1957~1986)

경찰은 보이는 112 서비스를 112시스템의 3.5세대쯤으로 평가한다. 1세대는 1957년 서울과 부산에 비상통화기 6대를 설치한 게 출발이다. 신고번호로는 다이얼 전화기 시절 외우기 편하고 돌리기 쉽게 ‘112’가 낙점됐다. 초창기에는 전화교환수가 범죄 신고를 접수받은 뒤 경찰 각 부서에 출동을 지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2세대(1987~2011)는 순찰차에 무전기 도입

2세대는 1987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처음으로 순찰차에 무전기를 설치한 때부터다. 경찰에선 ‘C3 체제’라고 이야기한다. 지휘(Command)·통제(Control)·통신(Communication)의 약자다. 경찰 관계자는 “그전까진 순찰차가 언제 현장에 도착하는지, 다녀와서 결과보고서만 받았다”며 “무전기가 설치됨으로써 현장 상황에 대해 소통을 하고, 필요하면 인근 순찰자도 출동시키는 지휘 개념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의 112 종합상황실이 2020년 3월 1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높이 2m짜리 칸막이를 설치해 4구역으로 나누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의 112 종합상황실이 2020년 3월 1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높이 2m짜리 칸막이를 설치해 4구역으로 나누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원춘 사건’ 계기로 3세대(2012~2018) 시작

112의 위기도 있었다. 2012년 4월 2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을 시도한 뒤 살인하고 훼손한 ‘오원춘 사건’ 때다. 피해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면서 “뭇골놀이터에서 지동초등학교 가는 길에 있는 집”이라고 장소를 특정했지만, 112는 “거기가 어딥니까?”를 되풀이해 물었다. 관할 파출소는 현장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있었다.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위치추적시스템(LBS) 도입을 골자로 하는 3세대 112시스템에 들어선다. 같은 해 11월 위치정보법을 개정해 위급상황 발생 시 경찰관서의 요청이 있는 경우 본인 동의가 없어도 개인의 위치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3년엔 통합신고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전에는 각 경찰서에서 접수받고 지령을 내리는 식이었는데 각 시·도경찰청에 통합접수체계를 마련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7개 시·도경찰청의 112 접수요원은 1106명, 각 경찰서 112 지령요원은 317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4조 2교대로 돌아간다.

경찰은 2023년까지 약 800억원을 들여 4세대 112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고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112 접수 요원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도 투입할 예정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해 11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문화 마당에서 열린 '112 창설 64주년 기념 소통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청장은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권익위(110 정부민원콜센터)·행안부·소방·해경이 힘을 모아 국민의 구조요청(SOS)에 신속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1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해 11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 문화 마당에서 열린 '112 창설 64주년 기념 소통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청장은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권익위(110 정부민원콜센터)·행안부·소방·해경이 힘을 모아 국민의 구조요청(SOS)에 신속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1

‘코드제로’는 112종합실장이 컨트롤타워

한편,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서 피해 여성이 스마트워치로 두 차례 긴급신고를 했지만 위칫값 오류로 출동이 지연돼 전 남자친구 김병찬(36ㆍ구속)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엉뚱한 장소인 명동 일대로 출동하면서 범행 현장에 도착하는데 첫 신고 이후 12분이 걸렸다.

경찰은 ‘코드제로(최단 시간 내 출동)’ 사건의 경우 112종합실장이 컨트롤타워가 돼 접수부터 종결까지 지휘하도록 체계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또한 스토킹·데이트폭력 등 중요 신고는 지역관서의 순찰팀장에게 종결 승인권을 부여해 책임성을 강화했다. 신변보호자의 112 신고 접수시에는 앞으로 현장 스마트워치 위칫값 뿐만 아니라 신고자의 거주지에도 동시에 출동한다.

올해 112 신고건수 1900만건 넘어설 듯

경찰은 지난해보다 올해 112 신고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2022 치안전망’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폭 완화된 방역조치로 인해 시민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일탈행위를 통해 해소하려는 시도가 늘어남에 따라 112신고 건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20년 112 신고건수는 1829만6000건이었고, 지난해 10월까지는 1575만 3000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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