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현금으로" 통장 내민 할머니, 은행원 기지로 막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01 09:37

업데이트 2022.01.01 10:49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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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의 한 은행 직원이 기지를 발휘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40분새 두 번이나 막아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김해서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공로로 김해 한림농협 신천지점에서 근무하는 김주란(51)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두 차례나 보이스피싱범에 돈을 보내려는 노인 고객들을 만났다.

처음 김씨를 찾아온 것은 70대 할머니였다. 이 할머니는 김씨에게 2000만원이 든 통장을 건네며 전부 현금으로 인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액을 인출할 경우 계좌 이체나 수표로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김씨는 곧장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에 김씨는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꺼내들며 할머니에게 "돈을 집수리 비용으로 쓴다고 했는데 집은 어디를 수리했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

할머니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돈을 뽑아 달라며 완강한 기색을 보이자 김씨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할머니를 지점장실로 안내했다.

할머니는 결국 "아들을 납치했으니 5000만원을 내놓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로부터 40여분 뒤 이번에는 80대 할아버지가 통장 2개를 들고 김씨 창구를 찾아왔다. 통장에 든 금액은 모두 920만원. 할아버지는 병원비에 쓰려고 한다며 전액 현금으로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 번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김씨는 할아버지에게 요청해 건네받은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통화기록에서 저장되지 않은 번호를 발견했다.

김씨는 할아버지에게 '(해당 번호는) 아는 사람이냐' 등의 질문을 했고, 이후 할아버지 역시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김씨가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할머니, 할아버지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김주란씨. 연합뉴스

김주란씨. 연합뉴스

공로상을 받은 김씨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족들이 그날 사무실을 찾아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셨다"며 "원래 고객님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 편인데 어르신들이 생활비나 용돈을 아껴가며 모은 돈을 지켜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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