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입 세계여행] 치맥의 '무한루프'…치킨 무 대신 태국의 이것

중앙일보

입력

태국 솜땀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솜땀. 맵고 시고 달다. 최승표 기자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솜땀. 맵고 시고 달다. 최승표 기자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똠얌꿍'과 누구나 부담 없이 먹는 볶음면 '팟타이'. 이 두 음식과 함께 태국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게 '솜땀'이다. 영어로는 그린 파파야 샐러드. 단맛이 강한 주홍빛 파파야가 아니라 설익은 파파야로 만든 샐러드다. 밥이나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는 밑반찬 음식이어서 우리네 김치와 곧잘 비교한다.

솜땀은 양념을 절구에 넣고 빻은 뒤 채소와 버무리는 게 정석이다. 최승표 기자

솜땀은 양념을 절구에 넣고 빻은 뒤 채소와 버무리는 게 정석이다. 최승표 기자

솜땀은 태국 북동부 '이산' 지방에서 기원한 음식이나 태국 전역에서 먹는다. 국경 너머 라오스에서 먹는 '땀막홍'이 솜땀과 대동소이하다. 가장 일반적인 솜땀은 이렇게 만든다. 채 썬 파파야와 당근, 껍질 콩, 방울토마토를 준비한다. 그리고 마늘, 매운 태국 고추, 땅콩, 건새우, 남쁠라(일종의 생선 액젓), 라임, 설탕을 작은 절구에 넣고 빻아서 양념을 만든다. 양념과 채소를 버무린다. 지역에 따라 간장에 절인 게, 삭힌 생선, 망고 등을 넣기도 한다. 맛은? 맵고 달고 시다.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감칠맛이 상당하고 꼬독꼬독한 파파야의 식감도 좋다.

언뜻 단순해 보이나 모든 채소가 신선해야 하고 양념도 아낌없이 넣어야 제맛이 난다. 한국의 태국 식당이 똠얌꿍과 팟타이는 그럴싸하게 만들어도 쏨땀은 현지 맛에 못 미치는 건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솜땀은 김치처럼 숙성해서 먹진 않는다. 엄밀히 말해 갓 담은 무생채 맛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라오스에서도 솜땀과 비슷한 '땀막홍'을 먹는다. 사진은 서울에 있는 라오스 식당 '라오삐약'에서 맛본 땀막홍. 최승표 기자

라오스에서도 솜땀과 비슷한 '땀막홍'을 먹는다. 사진은 서울에 있는 라오스 식당 '라오삐약'에서 맛본 땀막홍. 최승표 기자

솜땀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치킨과 찰떡궁합이다. 굽거나 찐 닭고기보다는 닭튀김이 더 잘 어울린다. 우리가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때 무절임을 곁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치킨을 한 점 먹은 뒤 매콤·달콤·새콤한 솜땀을 집어 먹으면 느끼함이 싹 가시고 다시 치킨이 당긴다. 치킨, 솜땀, 치킨, 솜땀으로 이어지는 '무한 루프'가 이뤄진다. 솜땀은 채소가 많이 들어가서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없이 치킨을 먹게 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음식일 수도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