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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드리블·골프 스윙 ‘AI 코치’에게 레슨 받는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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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9호 25면

[스포츠 오디세이] 첨단 IT가 바꾸는 스포츠 

골프존이 개발한 ‘AI 코치 모바일 서비스’가 사용자의 스윙 문제점과 점수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AI의 진단에 따라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 골프존]

골프존이 개발한 ‘AI 코치 모바일 서비스’가 사용자의 스윙 문제점과 점수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AI의 진단에 따라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 골프존]

2022년 임인년 새해는 AI(인공지능)와 첨단 IT 기술이 스포츠에 더욱 녹아드는 해가 될 것이다.

축구 경기를 중계하던 AI 카메라가 심판의 민머리를 공으로 착각해 쫓아다니던 장면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AI 카메라는 더 이상 그런 ‘해외토픽’을 만들지 않는다. AI 카메라가 일상에 스며들면서 생활 스포츠, 학교 스포츠 등 중계 사각 지역에 있던 분야도 제도권에 진입하게 됐다. AI가 축구 드리블 동작이나 골프 스윙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집어내며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개인 코치’가 되는 모습도 이젠 낯설지 않다.

또한 새해는 NFT(대체불가토큰)가 스포츠 속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 해가 될 것이다. 첨단 IT 기술과 새 트렌드로 인해 달라질 스포츠 풍속도를 미리 그려본다.

AI 중계 덕에 심판 편파판정 집어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K4리그 240개 전 경기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AI 자동 중계 카메라를 이용해 전국 16개 팀이 매 주말 8개 경기장에서 펼치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내보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장 입장이 제한된 축구팬들은 중계 기술진의 노하우를 학습한 AI 카메라 덕분에 지상파 중계 못지않은 질 높은 화면으로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K4 팀들은 중계된 경기 화면과 파노라마 영상(경기장 전체를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미 하부리그에 AI 카메라를 도입한 스코틀랜드·프랑스·폴란드 등에 이어 한국도 K4리그 전 경기 생중계를 통해 AI 중계의 안정성과 품질을 확인했다. 2022년에는 경기장에 카메라가 고정 설치돼 좀 더 개선된 화각으로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 남고부 배구 경기를 AI 카메라가 중계하는 장면. [사진 와이에스티(주)]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 남고부 배구 경기를 AI 카메라가 중계하는 장면. [사진 와이에스티(주)]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서는 핸드볼과 배구 전 경기가 AI 카메라로 중계됐다. 지난해 전국체전은 코로나19로 인해 고등부만 대회를 치름으로써 방송사가 중계를 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몇몇 종목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중계를 했는데 핸드볼과 배구가 가장 뛰어난 중계 품질을 보여줬다. 특히 핸드볼 여고부 결승에서는 심판의 불공정 판정으로 역전패한 팀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이게 지상파 뉴스에 보도돼 큰 이슈가 됐다. AI 카메라로 중계돼 녹화된 생생한 영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해묵은 심판 판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AI 카메라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다.

AI 카메라 중계는 엘리트 스포츠를 넘어 생활 스포츠와 학생 스포츠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시장 백군기)는 올해 용인시가 개최하는 경기도종합체육대회를 AI 카메라를 통해 중계하기로 결정하고 도비 10억원을 책정했다. AI 중계는 카메라를 설치만 하면 별도 중계 인력이 필요 없어 기존 중계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제주 남녕고 체육관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학생들의 경기를 중계하는 장면. [사진 와이에스티(주)]

제주 남녕고 체육관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학생들의 경기를 중계하는 장면. [사진 와이에스티(주)]

제주 남녕고 체육관에도 AI 카메라가 설치됐다. 외부인의 도움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배구·농구 등 학교 체육행사를 인터넷을 통해 중계할 수 있었다. 남녕고 박권룡 교장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중계함으로써 많은 학생과 가족들이 학교 행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골프존 ‘AI 코치’ 인공지능대상 수상

골프존이 개발한 ‘AI 코치 모바일 서비스’가 사용자의 스윙 문제점과 점수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AI의 진단에 따라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 골프존]

골프존이 개발한 ‘AI 코치 모바일 서비스’가 사용자의 스윙 문제점과 점수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AI의 진단에 따라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 골프존]

AI 중계를 주관하는 와이에스티(주) 윤종훈 상무는 “AI 카메라가 진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처음에는 공과 비슷한 모양의 물체에도 반응하고 이를 쫓아다녔지만 학습을 통해 공만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경기장 밖에서 몸을 푸는 팀의 공에도 자꾸만 관심을 갖는 바람에 이를 차단하는 학습을 시켰다. 주위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달려들다가 사물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쪽으로 성장하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AI는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구분 없이 운동 실력을 키워주는 코치 역할도 하고 있다. 축구 종합 플랫폼인 ‘축구파이’는 사용자가 올린 훈련 영상을 AI가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축구력(레벨)을 수치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태권도 단증처럼 수준별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축구파이는 국내 유전자 분석 업체와 협력해 축구유전자 분석 서비스도 올해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능력치를 바탕으로 한 랭킹 서비스,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가상 게임도 가능해졌다.

골프존은 ‘AI 코치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장소와 관계없이 휴대폰으로 자신의 스윙을 촬영하면 AI 코치가 어드레스·백스윙·임팩트 등 50여 가지 스윙 자세를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이 서비스는 골프존의 실내 골프연습장인 ‘GDR 아카데미’의 장비와 연동돼 실전 연습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골프존의 축적된 기술과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코치 서비스’는 ‘2021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스포츠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스포츠 NFT는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

‘코인 다음은 NFT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NFT는 비즈니스의 총아로 급부상하고 있다. NFT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치 있는 어떤 것’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예술품·사진·영상·희귀 자료 등 어떤 것도 NFT로 만들 수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요즘은 특정 캐릭터를 NFT로 만드는 게 유행이다.

스포츠계에서도 NFT라는 거대한 흐름을 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프로농구 NBA 스타 스테픈 커리를 활용한 NFT가 최근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평가받는다. 나른한 표정의 원숭이 1만 마리로 구성된 NFT 컬렉션 ‘Big Boring Ape Yacht Club(BAYC·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 중 하나를 커리가 약 55이더리움(당시 가격 2억원)에 구입했다. 그 캐릭터를 커리가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자 BAYC 캐릭터들의 가격과 거래량이 급등했다. 커리의 2974번째 3점슛 성공(NBA 최다 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2974족의 운동화 NFT가 민팅(제작)된다. 개별 가격도 커리의 대기록을 상징하는 297.4달러(약 35만원)로 책정됐다.

2021년 K리그 득점왕 주민규가 UCN골든골 부상으로 받은 NFT 캐릭터 미몽(MIMON). [사진 주민규]

2021년 K리그 득점왕 주민규가 UCN골든골 부상으로 받은 NFT 캐릭터 미몽(MIMON). [사진 주민규]

국내에서는 KBO리그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한 경기에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착용했던 글러브 NFT가 베리옥션에서 경매되고 있다. 2021년 K리그 득점왕에 올라 UCN골든골을 수상한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는 NFT 아바타 캐릭터인 ‘미몽(MIMON)’을 부상으로 받았다.

NFT 개발-유통 전문 스타트업인 디스풀랩스의 김성겸 대표는 “국내에서도 스포츠 NFT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스포츠 스타의 이름만 가지고 뛰어드는 건 무모하다. 스포츠 NFT는 게임, 팬 토큰, 선수와의 연결 등의 유틸리티를 통해 팀·선수·팬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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