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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포기하라"했는데…택시비 먹튀범 잡은 딸의 기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수원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택시기사 A(72)씨가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주한 젊은 여성 2명을 찾아달라며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경기도 수원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택시기사 A(72)씨가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주한 젊은 여성 2명을 찾아달라며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경기도 수원에서 고양까지 택시를 탄 10대 두 명이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난 사건의 피해자인 택시기사 A씨는 이들 10대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딸의 아이디어와 시민들의 제보 덕분이라고 말했다.

31일 A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수원에서 운행 중 빨리 일산으로 가달라며 탑승한 승객들에 '나는 빨리 못 간다'고 하니 '시간이 없다. 그냥 빨리 가달라'고 해서 출발했던 것"이라며 "백마역 앞에 도착하니 손님 1명은 카드를 가져오겠다며 내렸고 남은 손님 1명이 '카드가 있다'며 건넸는데 계산이 안 되는 교통카드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한 달 뒤 '인근 CCTV(폐쇄회로TV)로는 달아난 여성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고 신고취소서도 써달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달아난 승객들을 잡긴 어렵다고 생각하던 때,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하자는 제안을 한 것은 A씨의 딸이었다고 한다. A씨의 딸이 사건 담당 형사에게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을 올리고 공론화를 하겠다고 했고, 이후 수많은 시민의 제보가 이어졌다고 한다.

A씨는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렸는데 회자가 많이 됐다"며 "시민들이 제보를 해주시고 또 이렇게 사건이 해결되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시민들에 감사의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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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택시를 20년 이상 운행하면서 이런 무례한 손님은 없었다"라며 "1년에 몇번씩 이렇게 당한 사례가 많다. 이런 일이 사전에 방지가 될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일산동부경찰서는A씨의 택시에 탑승한 뒤 요금 7만3500원을 내지 않은 10대 B양 등 2명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수원 권선구 곡반정동에서 택시를 탄 뒤 일산 백마역까지 이동했다가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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