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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너마저”…원자재값 오르자 가구값도 ‘도미노 인상’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케아 랩 팝업 스토어. [뉴스1]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케아 랩 팝업 스토어. [뉴스1]

국내 가구업계가 제품값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최근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일룸 등이 2~3년 만에 주요 제품값을 올린 데 이어 이케아도 3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케아코리아는 31일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수납장, 침대, 식탁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고 밝혔다. 전체 판매 제품 중 약 20%가 가격 조정 대상이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18개월 이상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제조비, 원자재비, 운송비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한 비용이 상승했다”며 “전 세계가 직면한 거시경제적 영향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가구 가격, 줄줄이 상승 

가구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특수’로 2년 연속 호실적을 거뒀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침대, 소파 등 가구를 바꾸고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을 조성하는 등 집 꾸미기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원목, 포장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입 물류비용이 증가하자 국내 가구업체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잇따라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지난 3~4월 침대, 책상, 부엌가구 가격을 2~5% 올렸다. 6월엔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 일룸이 평균 5%, 9월엔 신세계까사가 평균 8% 제품값을 인상했다. 지난 1일엔 현대리바트가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리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에이스침대, 시몬스 등 침대 가격도 최대 15%까지 올랐다.

“원자잿값·물류비 올라 인상 불가피”

지난 9일 문을 연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에서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문을 연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에서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가구업계는 제조 원가가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9만원이던 러시아산 제재목(3.6㎝*3cm*3cm) 가격은 1년 새 57만원으로 46% 올랐다. 같은 크기의 뉴질랜드 소나무 제재목 가격도 29만4000원에서 43만8000원으로 48% 상승했다. 코로나19로 목재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수요는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목재 가격은 미국의 신규 주택 건설량이 늘던 지난 5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중국의 생산시설이 재가동하며 목재 수요가 급증해 가격 인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물류비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월 넷째 주(20~24일) 기준 4956.02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보다 61.4포인트 오른 수치로, 7주 연속 상승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오미크론이 확산하며 글로벌 물류난이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미 주요 항구에서 물류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아 운임비 역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원가 상승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일부 가구업체들은 새해에도 추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구업체가 2년 이상 가격을 동결해오다 원가 상승분의 극히 일부를 판매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며 “원료비,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계속 늘고 있어 추가 인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목재, 철재, 유리 등 기본 자재뿐 아니라 상품 포장재 가격까지 올랐다”며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는 봄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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